[SOH] 중국의 개방도시 선전(深圳)에서는 정부가 통일적으로 만들어 놓은 신문잡지 판매대에서만 신문을 판매할 수 있다. 선전 시내 길거리 곳곳에 비치된 이런 신문잡지 판매대는 엄선된 디자인을 채용해 보기 좋은 편이다. 거기서 매일 판매되는 광저우, 베이징신문과 유명 잡지들은 선전 시민들에게 끊임없이 정신적 양식을 제공해 주고 있다.
물론 홍콩에서 나온 신문과 잡지도 몰래 판매되고 있었다. ‘빈과일보’, ‘동방일보’ 등 홍콩 유명 신문들은 중국 신문보다 5배 이상 더 비싼 가격에 팔고 있었지만 아주 잘 팔렸다. 그러나 정부의 끊임없는 ‘타격’으로 중국 사회를 ‘오염(?)’시키는 그런 신문들은 모습을 감추고 말았다.
그러나 한 가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이러한 신문잡지 판매대에서 ‘인민일보’를 파는 사람이 없다는 사실이다. 이유는 당연히 ‘인민일보’를 보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선전 시내에는 ‘인민일보’ 로고가 새겨진 새로운 신문잡지 판매대가 나타났다. 사람들은 신문, 잡지사들에서 선전이라는 이 큰 시장을 독점하기 위해 다툼이 치열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선전특구보(深圳特區報)’와 ‘선전상보(深圳商報)’가 원래 사이가 좋지 않은 것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선전에서 가장 잘 팔리는 광저우신문 ‘남방도시보’를 밀어내기 위해 그들은 놀랍게도 우체국과 결탁하여 선전에서 ‘남방도시보’를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여 선전 시민들의 강렬한 항의를 받았다. 물론 이건 주제와 좀 떨어진 말이지만...
이러한 치열한 경쟁속에서도 아무튼 능력이 대단해서인지 아니면 독점적인 위치에 있어선지 ‘인민일보’ 판매대는 한마디 쟁론도 할 새 없이 선전 시내에 떡하니 나타났다. 비록 보기 싫지는 않았지만 선전시에 원래 있던 판매대와는 확연히 다르게 만들어졌고 ‘인민일보’ 로고가 눈에 잘 띈다.
나는 ‘인민일보’ 판매대에서 판매되는 ‘인민일보’를 과연 사보는 사람이 있는지, 어떤 사람들이 사보는지, 잘 팔리는지, 하루에 얼마나 팔리는지 알고 싶어 밖에 나갈 일이 있을 때마다 ‘인민일보’ 판매대 옆에서 유심히 관찰했으며 판매대 주인에게 알아보기도 했다. 하루는 오후 4시 쯤 되었을 때 한 ‘인민일보’ 판매대의 아저씨에게 하루에 얼마나 팔리는지 물었더니 하루에 한 부씩 팔린다고 대답했다. 다른 한 곳에서는 한 부도 팔지 못했다고 했으며 가장 많이 판다고 하는 곳은 하루에 4부씩 판다고 대답했다. 나와 이야기를 나눈 다른 한 판매대 주인은, 전 선전시에서 하루에 판매되는 ‘인민일보’가 얼마나 되는지 묻는 나의 물음에 100부를 초과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인구조사 결과 선전시 인구는 7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사람들은 나와 마찬가지로 ‘인민일보’가 무엇 때문에 선전에서 이와 같이 기세등등하게 판매대를 세우고 ‘인민일보’를 팔고 있는지 알고 있다. 간단히 말하자면 “우리가 가서 점령하지 않으면 누구에게 그 자리를 내주겠는가”하는 생각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들이 생각하는 것과 다르다. ‘인민일보’가 점령하고 싶으면 점령하는 것인가? 그들이 인민을 점령하고 싶다고 해서 인민들이 쉽게 점령 되는가?
‘인민일보’가 선전 신문시장에서 소외되고 있는 현상은 적어도 이러한 문제를 설명한다. 신문도 사실은 한개 산업이므로 시장규칙에 따라 운영하지 않는다면 실패하고 만다. 인민을 위해 말을 하지 않는다면 제 아무리 인민의 명목으로 듣기 좋은 말을 한다 해도 인민들은 다가가지 않는다.
‘인민일보’는 하루 백만 부 씩 찍고 있다는 이른바 중국 ‘유명’ 신문이다. 하지만 만약 각급 당위원회에서 ‘인민일보’를 정치적 임무로 지정하여 각 부문과 회사에 강제로 주문하게 하지 않는다면 ‘인민일보’는 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한 마디로 말해, 러시아 인민들이 ‘진리보’(소련 공산당 기관지)에 진리가 없다고 한 것처럼 ‘인민일보’에도 인민이 없다. ‘인민일보’는 인민과 너무 거리가 멀어 인민들도 ‘인민일보’를 멀리 할 수 밖에 없다.
펑즈쯔(瘋之子, 구글논단)
對중국 단파방송 - SOH 희망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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