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최근 장쩌민이 중앙군사위 주석직에서 물러나 군사권을 ‘제4대지도자’ 후진타오에게 넘겨줄 것이라는 소식을 미리 보도한 <뉴욕타임즈> 중국직원 자오옌(趙岩)이 ‘국가기밀누설’ 혐의로 중국에서 구속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에 앞서 해외여론은 비록 중국이 실질적인 정치개혁은 가동하고 있지 못하나 과거와 달리 폭력 없이 평화적으로 권력 교체가 진행되고 있는데 대해 진보적 의의가 있다고 평가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해외여론들을 풍자하듯 중공당국은 언론의 자유와 자신이 표방했던 “중대한 일을 인민이 알게 하고, 중대한 결책을 인민이 토론하게 한다”는 신조를 무시하고 자오옌을 구속했다.
뉴욕에 본부를 두고 있는 국제기자보호위원회는 오늘날 당, 정, 군 3권을 한손에 쥐고 있는 중국 지도자 후진타오에게 즉각 무조건 자오옌을 석방할 것을 요구하는 편지를 보냈다.
<뉴욕타임즈>는 자오옌이 장쩌민 퇴임 소식을 보도한 혐의에 대해 부인했다. 그러나 자오옌이 정말 이 소식을 보도했다 하더라도 중국 관영매체의 정식 발표를 며칠 앞당긴 데 불과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또 장쩌민 퇴임설은 ‘군사정보’도 국가안전에 위협이 되는 ‘기밀’도 아닌 중공이 13기인민대표대회에서 약속한 ‘인민이 알아야 할 중대한 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중국 네티즌들은 소식이 전해진 후, “인민을 위해 일한다는 정부 관리가 언제 상임하고 언제 권력 교체가 이루어지는지 인민들은 모두 미리 알 권리가 있다.”, “미리 알아야만 인민들은 눈치를 보고 판단할 필요가 없으며 주어들은 소식이나 억측에 의거할 필요가 없다”, “장쩌민이 퇴임한다는 소식을 미리 보도한 것이 뭐가 잘못됐는가?” 등등의 댓글을 올려 정부에 대한 불만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자오옌의 보도가 ‘기밀누설’인지 아닌지에 대해 의심해 볼 여지가 있다면 10년 전 똑같은 죄명으로 구속된 기자의 사례를 볼 수 있다. 1992년 14기 인민대표대회가 열리기 전, 당시 중공 총서기였던 장쩌민의 정치보고를 홍콩 <콰이바오>에 미리 발표한 신화사 기자 한명이 국가기밀누설죄로 무기징역에 언도되었다.
그렇다면 무엇이 ‘국가기밀’인가? 나의 판단으로는 장쩌민이 군사권을 넘긴다는 소식과 장쩌민의 정치보고는 적어도 국가기밀에 속하지 않는다. 장쩌민의 퇴임 소식은 ‘인민이 알아야 할 중대한 일’이며 장쩌민의 정치보고도 ‘인민이 토론해야 할 중대한 결책’에 속하므로 마땅히 미리 발표하여 전당 당원들이 토론하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확실히 세계 각국 법률에는 모두 ‘기밀누설죄’와 ‘기밀절도죄’가 있다. 그러나 민주적인 법치국가의 ‘국가기밀’은 엄격하고 명확하며 구체적인 법률적 해석과 동시에 ‘정보자유권리법’을 제정하여 ‘국가기밀법’을 보완하고 있다.
자오옌이 구속된 후, 중국문제 관찰가들은 장쩌민이 4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 때 중앙군사위 주석직에서 물러날지는 이미 해외에서 보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문제였다며 <뉴욕타임즈>의 보도에서 나온 예측과 분석은 기자의 정상적인 업무에 속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관방매스컴은 “장쩌민 동지는 주동적으로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직에서 물러남으로써 당정군 최고지도자들의 세대교체를 제도화, 규범화, 절차화하는데 역사적인 공헌을 했다”라고 보도하고 있다. 이렇게 중공의 이미지에 유리한 소식이 어찌 공개할 수 없는 ‘국가기밀’이 될 수 있겠는가? 설사 이 소식이 누설 되었다 하더라도 좋은 소식을 알린 까치와 같은 역할을 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봄을 사랑하는 사람이 어찌 까치가 미리 봄을 알렸다고 미워하고 심지어 활을 쏘아 떨어뜨리겠는가?
아마 실제로는 궁지에 몰려 퇴임할 수밖에 없었던 장쩌민에게 있어서 미리 이 소식을 알린 사람은 절대 좋은 소식을 알리는 까치가 아니라 불길한 소식을 알리는 까마귀와 같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까마귀라 할지라도 그가 전한 소식이 법이 규정해 놓은 ‘국가기밀’에 속하지 않는다면 징벌할 권리가 없다.
‘내외유별’의 관례에 따라 중공당국은 정작 ‘불길한 소식’을 전한 당사자, 미국 국적의 ‘까마귀’ <뉴욕타임즈>에 대해서는 손을 쓰지 못하면서도 중국 국적을 보유하고 있는 베이징 지국의 조사원 자오옌에 대해서는 엄한 처벌을 가했다.
이는 중공이 국내외매체에 ‘닭을 잡아 원숭이에게 보여주는’ 식의 연극이다. 이 연극은 적어도 <뉴욕타임즈>에는 효과를 발생했다. <뉴욕타임즈> 국제부 편집장 수잔 힐라는 자오옌의 구속으로 외국기자들의 취재활동이 움츠러들 것을 우려하면서 “기자의 자유로운 취재활동을 방해하는 일이 발생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후진타오가 서방사회와 같은 정치제도를 실시할 기대는 완전히 사라졌지만 ‘정치의 투명성’과 ‘여론의 감독을 강화할 것’이라는 약속은 ‘사회주의 민주제도’를 구축한다는 중공 자신이 표방한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보아하니 중공이 이 목표를 실현하려면 정상적인 뉴스보도와 국가기밀의 경계를 명확히 하여 국민의 알 권리와 국기기밀을 지키는 것 사이의 수위를 잘 조절하고 국내와 해외의 기자들의 직업 특성을 존중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한 가지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면, 기자들의 보도가 앞에서 말한 목표를 조속히 실현하도록 추진한다는 점이다. 다시는 ‘까치와 까마귀를 징벌’하거나 ‘닭을 잡아 원숭이에게 보이는’ 연극은 하지 말기를 중공당국에 바란다.
對중국 단파방송 - SOH 희망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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