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임영
[SOH] 지난 2월 9일 저녁 9시쯤 베이징 중심에 위치한 중앙텔레비전방송국(CCTV) 부속청사에서 대규모 화재가 발생했다. 마침 정월대보름을 맞아 베이징 시내 곳곳에서 폭죽놀이가 한창인 가운데 CCTV 본 청사 북쪽에 위치한 44층짜리 부속 건물에 큰 불이 발생한 것이다.
화재가 발생한 후 중국 각 매체들은 이 소식을 신속히 보도했으나 곧 주요 뉴스에서 사라졌다. 대신 관영 신화사의 짤막한 기사로 대체됐으며 평소와 마찬가지로 다른 주요 매체에서도 이 기사를 전재하고 화재 관련 사진이나 동영상을 모두 내렸다. 심지어 웹사이트에 올라온 네티즌들의 글마저 잇따라 봉쇄되었다.
주지하다시피 중공은 모든 언론을 철저히 통제하며 공산당에서 허용하는 기사만 실을 수 있다. 중국 민중들은 이런 중공 매체들을 가리켜 ‘일언당(一言堂 똑같은 내용만 앵무새처럼 반복한다는 의미)’이라 부른다.
하지만 손바닥으로 태양을 가릴 수는 없는 법, 중공이 뉴스 등급을 낮추고 네티즌들의 글을 삭제할수록 CCTV 화재 사건은 네티즌들 사이에서 더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여기서 필자의 관심을 끈 것은 대부분의 중국인들이 이 사건에 대해 애도하거나 슬퍼하기보다는 시원하다거나 통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점이다.
중국의 유명한 작가 한한(韓寒)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CCTV에서 이 건물을 줄곧 바지 아래의 물건(남성 생식기)으로 불려 왔는데 이번에 불타버렸으니 이는 거세한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는 세계 최대의 환관매체인 CCTV의 이미지에 잘 부합한다.”라고 하여 CCTV를 중공에 아첨하는 환관에 비유했다.
한한이 ‘바지 아래의 물건’이라 칭한 건물은 국영방송 CCTV가 올림픽을 위해 새로 지은 건물로 베이징 시 차오양(朝陽)구 중심에 위치해 있다. 이 건물 외관이 특이해 ‘큰 바지’처럼 생겼다. 2004년 착공해 원래 올해 초 완공예정이었는데 공사비가 무려 50억 위안(한화 1조 146억원)에 달한다.
그럼, 대체 왜 중공 당국은 이 사건을 황급히 은폐하려 했을까? 여기에는 몇 가지 내막이 숨겨져 있다.
첫째, 사실 중공 매체들은 지난 9일 한국에서 발생한 화왕산 대보름 화재 사건에 대해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큰 관심을 보여 왔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자국 수도 한복판에서 발생한 이번 화재에 대해서는 도리어 침묵을 지켰다(사실은 강요했다).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이번 보도통제의 사유는 사실 아주 간단한데, 바로 화재 현장에 있던 중국인들이 모두 환호작약하면서 기뻐하고 통쾌하게 여겼기 때문이다.
당시 마침, 중공 매체 보도를 총괄하는 중앙선전부 책임자가 화재 현장 인근에 있다가 이런 싸늘한 민심을 보고는 깜짝 놀라 즉각적으로 보도를 막아버렸다. 현재 중국인들이 얼마나 중공을 혐오하고 중공 정권의 나팔수 노릇을 하고 있는 관영언론에 대해 불신하고 혐오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둘째, 그렇다면 많은 관영 매체 중 왜 하필 CCTV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을까? 이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몇 년 전에 있었던 ‘천안문 분신자살 사기극’과 관련이 있다고 여긴다.
역사적으로 중공은 늘 일정한 주기로 자국민을 탄압하며 억울한 희생자를 만들어 정권을 유지해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지식인들을 탄압한 반(反)우파 투쟁과 민주화를 요구하는 애국 학생들을 학살한 89년 천안문 사건이다. 또 가장 최근에 중공이 정권 연장을 위해 희생양으로 삼은 것이 바로 파룬궁이다.
중공 정권은 99년 7월부터 대대적인 파룬궁 탄압에 들어갔으나 애초 예상과는 달리 파룬궁은 쉽게 소멸되지 않았고 중국 국민들의 반응 역시 냉랭하기 그지없었다. 중공이 왜 평화적으로 기공을 연마하는 선량한 사람들을 탄압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때 중공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나선 것이 바로 CCTV였다.
사건의 내막은 이랬다. 2001년 1월 천안문 광장에서 소위 ‘집단 분신자살 사건’이 발생했다. 자칭 파룬궁을 수련한다는 몇 명의 중국인들이 물 샐 틈 없는 검문에도 불구하고 천안문 광장에 나타나 몸에 기름을 뿌리고 분신자살했다는 것이다. CCTV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이 장면을 전 세계에 생중계했고 중국 전역 및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다. 나중에 해외 매체와 유엔 기구 등을 중공 정권의 자작극임이 밝혀진 이 사건은 파룬궁에 대한 중국 민중의 여론을 악화시키고 탄압을 정당화시킨 사악한 연극이었다.
하지만 선악(善惡)에는 반드시 보응이 따르기 마련이며 나쁜 짓을 많이 했다면 상응하는 벌을 받아야 한다. 결국 당시 사기극에 적극 가담한 CCTV는 자신이 8년 전에 저지른 불장난에 대한 보응으로 이번에 신축사옥에 대형 화재가 발생한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철골구조에 시멘트로 보강한 건물에서 어떻게 갑자기 그렇게 큰 불꽃이 치솟을 수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한다.
때문에 많은 중국 사람들은 이번 화재가 중공 정권과 CCTV에 대한 하늘의 경고로 간주하며 슬프거나 애도하기 보다는 통쾌하게 생각한 것이다.
사실 중국 역사상 왕조 말기에는 늘 민심을 무시하는 폭군이 나타나 각종 천재지변이 잇달아 발생하고 결국 민심이 이반해 낡은 왕조가 멸망하고 새로운 세상이 출현하는 현상이 반복되어 왔다.
현존하는 중국 최초의 역사서라 할 수 있는 『상서(尙書)』 「탕서(湯誓)」에는 폭군 걸(傑)왕에 관한 일화가 나온다. ‘탕서’란 하(夏) 왕조를 무너뜨리고 상(商)왕조를 건립한 탕(湯) 임금이 하나라의 폭군 걸왕을 징벌하기 위해 출정하면서 맹세한 말이다.
“하나라 임금은 백성들이 일하는 것을 모두 막았으며 하나라 마을을 모두 망가뜨렸다. 그리하여 백성들은 모두 나태하여 화합하지 못하고 ‘이 태양은 언제나 없어지려나, 내 너와 함께 죽으리라.’라고 한다. 하나라의 하는 짓이 이와 같으니 지금 나는 반드시 출정해야 한다.”
여기서 태양(日)이란 걸왕을 지칭하는데 일찍이 걸왕이 자신을 태양으로 자칭하며 백성들을 괴롭히자 견디다 못한 하나라 백성들이 이를 미워해 이놈의 태양(걸왕)이 언제 죽을 것인가? 내 차라리 너와 함께 죽고 말리라 하며 원망한 것이다.
이번 CCTV 화재 사건은 지금 중공의 상황과 중국 민심의 향방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다. 그동안 중공을 바짝 따라 정권의 나팔수를 자처하며 수많은 중국인들을 독해(毒害)시켜 온 CCTV에 대한 중국 민중들의 혐오와 반감은 이미 돌이킬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다. 때문에 중공은 이런 반응이 확산될까 두려워 서둘러 보도 통제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중공 1세대 두목이자 실질적인 중공의 창립자인 마오쩌둥(毛澤東)이 일찍이 자신을 가리켜 ‘위대한 구원의 별’, ‘붉은 태양’이라고 지칭한 바 있고 그의 초상이 아직도 천안문 성루에 걸려 있다. 그렇다면 지금 CCTV 화재를 대하는 중국 민중들의 태도는 그 옛날 하나라 백성들이 “저 태양은 언제나 없어지려나, 내 차라리 너와 함께 죽으리라!”라고 원망하던 그 마음과 흡사하다 할 것이다.
對중국 단파방송 - SOH 희망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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