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선종으로 전 세계적인 추모 물결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교황청을 승인하지 않고 있는 중국 정부는 관영 신화사를 통해 간략한 소식만 국내에 전했다.
중국 기타 사이트들에서도 교황의 서거 소식을 보도했지만 모두 신화사의 보도를 그대로 인용했을 뿐이다.
중국 네티즌들도 교황의 서거보다는 일본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되는 것을 반대하는데 열중하고 있으며 이 소식을 화제로 삼지 않는 분위기였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 류젠차오(劉建超)는 4월 3일 “중국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선종에 애도를 표시한다”고 하면서 “바티칸 문제에 있어서 중국 정부의 두 가지 기본원칙은 변함이 없으며 이 원칙을 기초로 새로운 교황과 상호 관계를 개선해 나아가기 바란다”고 입장을 밝혔다.
중국 정부가 말하는 두 가지 기본 원칙은, 교황측이 타이완과의 외교관계를 끊어야 한다는 것과 중국 내부 사무에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교황청은 유럽에서 유일하게 타이완과 외교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류젠차오는 교황 바오로 2세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교황 바오로 2세는 역사상 교회가 중국 인민들에게 범한 일련의 잘못에 사과를 표시했고, 교황청과 중국 천주교도 간의 종교적 성격의 유대를 가지고 있는 것이 중화민족의 단결을 해칠 수 없으며 동시에 어떠한 형식으로도 중국의 독립과 주권을 약화시킬 수 없다고 밝혔다.
무신론을 주장하는 중국 공산당 정부는 1949년 정권을 탈취한 후 교황청과의 관계를 끊었다. 그러나 중국 내 종교 인사들은 새 교황이 중국과의 정상 관계를 회복할 것을 바라고 있다.
냉담한 반응을 보이는 정부의 태도와는 달리 중국 가톨릭 신자들은 베이징 왕푸징과 쉬안우먼에 있는 천주교 성당에서 교황의 선종을 애도했다. 한 신자는, 교황은 인류와 세계 평화를 위해 큰 공헌을 했다면 교황의 명복을 빌었다.
중국 내 지하 가톨릭교회를 지원하는 미국 ‘쿵 추기경 재단’은 허베이성의 야오량(姚良) 보좌 주교가 교황 선종 직전인 지난달 31일 구금됐다고 주장했다. 이 재단은 “체포되기 전에 야오 주교는 중국 관리들로부터 교황과 관계를 끊고 당국이 허용하는 ‘천주교 애국회’에 가입하라는 압력을 받아왔지만 이를 거절했기 때문에 구금됐다”고 밝히고 있다.
재단은 또 1일에는 왕진링(80) 신부가 체포됐지만 그의 체포 배경이나 어디에 구금돼 있는지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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