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베이징 최고 중심가에서 부랑 노인 한 명이 피를 흘리며 3시간 동안 신음하는데도 아무도 구조의 손길을 내밀지 않아 결국 숨진 사건을 두고 중국 인터넷망이 뜨겁다.
지난 19일 오후 5시30분께 베이징역 광장 동북쪽 매표소 근처 화단옆에서 70세 가량의 할머니 한명이 숨진채 발견됐다고 홍콩 명보(明報)가 21일 보도했다.
숨진 할머니가 3시간전부터 피를 흘린채 고통속에 신음하고 있었다는 목격자들이 나타났지만 길을 지나가던 행인이나 주변 상인들이 노인을 거들떠보지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목격자가 7∼8명이나 됐지만 공안이나 소방서에 걸려온 전화는 없었다.
숨진 할머니는 지팡이를 쥔채 베이징역 부근을 배회하던 부랑 노인으로 알려졌다.
시신을 조사한 공안 관계자는 "굶어죽은게 아닌 것은 틀림없다"며 "할머니는 얼마 안되지만 비닐봉투안에 돈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가 아무런 도움없이 고통속에 숨진 사실이 인터넷에 알려지자 중국의 네티즌 일부는 "도시의 삭막함이 이 정도라니.. 사람과 동물의 차이가 없어졌다. 중국인의 치욕이자 베이징 시민의 치욕이다"고 탄식했다.
한 네티즌은 두보의 시 구절 `주문주육취(朱門酒肉臭) 노유동사골(路有凍死骨)'을 인용, "문 안에는 술과 고기 냄새요, 길에는 얼어죽은 사람들의 뼈가 구른다. 아, 무슨 세상살이가 이런가"라고 한탄하기도 했다.
공안의 순찰활동을 비꼬는 글이 오르는가 하면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현장을 다녀가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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