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4억에 이르는 중국 네티즌들이 조만간 채팅방이나 게시판에 글을 올리기 전에 실명으로 등록해야 할 것 같다고 영국의 텔레그라프 인터넷판이 5일 보도했다.
인터넷 실명제를 위한 움직임은 중국이 국가기밀법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한 뒤 일주일이 채 되기 전에 나온 것이다.
중국의 국가기밀법은, 인터넷과 휴대폰 사업자들이 사용자에 대한 정보를 요구하는 경찰에 협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인터넷 실명제는 그동안 중국에서 논란이 되어 왔으나 중공 당국은 이와 상관없이 단계적으로 추진해 왔다.
관영 차이나 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공산당 선전부 왕천 부부장은 국무원 연설에서 “온라인 게시판 사용자들에 대한 신원 인증 체제를 시험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네티즌들은 이미 온라인 뉴스 포털에 익명으로 댓글을 다는 것이 금지됐다.
인쇄 매체와 텔레비전 매체들이 엄격하게 통제되고 있는 국가에서 인터넷 토론 사이트는 시민들이 정부를 비판하고 불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유일한 장소다. 때문에 이번 인터넷 실명제는 언론자유 제한에 대해 분노하고 있는 온라인 사용자들에게 격렬한 반응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인기 높은 QQ.com 토론방의 한 사용자는 “실명제가 강화되면 더 많은 박해와 보복이 두렵다”고 말했다. 토론방 ‘텐야(天涯)’의 한 사용자도 “사람들의 자유로운 사상을 중단시키는 것은 강물의 흐름을 막는 것보다 더 많은 손해를 일으킬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중국은 이제 곧 사람들이 거리에서 만나면 눈만 마주쳐야 하는 시대를 살게 될 것”이라고 비꼬았다.
지난해 중국의 인터넷 사용자들은 중공 당국이 인터넷 감시 소프트웨어인 ‘그린댐 유스 에스코드’를 도입하려 하자 강력히 반발, 이를 취소시킨 전례가 있다.
또한 올해 구글이 중공의 검열에 반발해 구글차이나 서비스를 폐쇄했기 때문에, 이번 실명제에 대한 온라인 사용자들의 반발이 효과를 거둘 수도 있다.
인권 단체들은 중국이 ‘사회 안정’을 위협한다는 구실로 매체와 인터넷, 비정부기구, 사회 활동가 및 인권 변호사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올해 발표된 통계에 따르면, 중국 내에서 매년 90,000여건의 시위가 일어나고 이에 대비한 국내 보안 예산은 약 5,160억 위안에 달해 국방예산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중공 당국은 또 수백만 명의 정보제공자들로 구성된 비공식 네트워크를 운영하며 불안정 요소들을 당국에 보고하게 하고 있다. 지난 2월 내몽고의 한 경찰서장은 40만명의 주민들을 감시하기 위해 무려 1만 2천명의 스파이들을 고용했다고 자랑한 바 있다.
하지만 중국의 극렬한 인터넷 통제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는 빈부격차, 정치 편향적인 재판 체계 그리고 만연된 부패에 대한 대중의 분노를 더 깊게 할 뿐이라는 비판을 초래하고 있다.
중국 사회과학원 농촌 개발연구소 사회문제 연구센터의 위젠룽 교수는 ‘시민 참여’가 일어나자마자 억압된다면 중국은 오히려 더 불안정해 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의 장기적인 개발과 근본적인 이익면에서 ‘사회 안정을 위한 완충 지대’ 역할을 하고 있는 공간이 사라지면 오히려 더 위험하다는 것이다. /이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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