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과 일본 간 축구상 거리는 베이징-도쿄가 아닌 베이징-케이프타운 정도 떨어져 있는 것 같다.”
일본의 월드컵 16강 진출이 확정된 지 4시간 후 중국 인터넷에 게재 된 기사 내용이다. ‘중국 축구팬들은 천양지차의 차이를 보고 어안이 벙벙해졌다’는 제목에 이 기사에는 “언제쯤 우리 중국 축구가 한국이 그리스를 이긴 것처럼, 일본이 덴마크를 이긴 것처럼 월드컵에서 한골이라도 넣을 수 있을까”라고 한탄했다.
월드컵 열기에 휩싸인 이웃나라 한국과 일본의 생각하지도 않은 투혼으로 중국 축구팬들의 생각이 오히려 복잡해지고 있다. ‘아시아 축구’ 승리에 같이 기쁨을 느끼는 것보다 오히려 축구 변방으로 ‘따돌림’을 당하는 느낌이 더욱 커진 것 같다.
“황인종은 작은 경기에는 강해도 큰 무대에서는 안 된다. 중국에선 이런 변명으로 오랫동안 자신을 세뇌시켜 왔다. 그러나 한국은 자신만의 축구로 그렇지 않음을 증명했다. 그리고 일본까지….” 같은 황인종이기에 더욱 갖게 되는 라이벌 의식, “한국에게만은 지고 싶지 않은, 일본에게만은 이기고 싶은, 그런 중국인이 갖고 있는 자존심이 이번 월드컵으로 산산히 부서지고 있다.
한편 중국 축구의 거친 플레이, 선수들의 낮은 소양, 전혀 진보하지 않는 축구기술, 빈발하는 승부 조작사건, 축구계 고위인사 체포 등등, 국내 축구에 여러 번 배신당한 중국 축구팬들은 한국의 열정적인 축구, 일본의 진지한 축구에 머리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일단 한국과 일본의 16강 진출은 중국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 다음번 월드컵에서 아시아 티겟이 줄어들지 않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이것만으로도 중국 축구계에는 희미한 희망이 떠오르고 있다. “한국과 일본이 이겨서 좋았다”는 중국 네티즌들 의견들은 대부분 이 때문이다.
아시아 티겟을 위해 이기면 좋지만 자존심상 결코 상대가 잘해서는 안 되는 모순된 감정, 자국 축구에 대한 불만과 경쟁국의 성장에서 느끼는 초조감, 중국 팬들은 이처럼 부러움과 초조감이 섞인 미묘한 감정 속에서 남아공 월드컵을 조용히 응시하고 있다. /허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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