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지난 25일 오후, 중국 남부 도시 광저우(廣州)시에서 1만명 이상 시민이 당국의 광둥어 사용 제한에 반대해 시위를 벌였다. 당국은 1천명 이상의 경찰을 동원해 경계 태세를 갖췄다.
사건의 발단은 이달 초부터 광둥성 정부가 지금까지 광둥어를 주요 언어로 삼아왔던 광저우 TV방송을 ‘보통화(베이징어)’ 방송으로 전환할 방침을 세웠기 때문이다. 또 광저우 시내 일부 초중고에서도 교내에서 광둥어 사용을 금지한다는 움직임까지 나타나자 현지 시민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광둥어는 특별한 존재다. 중국 고대 하(夏) 조대가 기원으로 알려진 광둥어(Cantonese)는 중국 남부 및 홍콩·마카오를 중심으로, 동남아 각국이나 해외 화교 사이에서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또 많은 중국인이 홍콩 유행가를 부르기 위해 광둥어 발음을 배웠으며 홍콩 영화 등을 통해 전세계에 알려졌다. 이번 집회에서도 시민들은 광둥어 노래 합창 등으로 지역 문화의 독자성과 문화 다양성을 당국에 호소했다.
집회는 지하철 톄장난시(鐵江南西)역 출구 인근 광장에서 진행됐다. 참가한 시민들은 문화의 공존을 호소하며 ‘백화제방’ 슬로건을 내걸었다. 집회에서 큰 충돌이 벌어지지는 않았지만 1천명 이상의 경찰이 동원돼 경계태세를 갖추고 집회 참가자를 감시했다. 경찰들은 ‘언론무죄’나 ‘언론자유’라고 쓰여진 티셔츠를 입은 시민들을 둘러싸거나 추적하는 등 시위대의 행동을 엄격히 제한했다.
광저우시 변호사 류스후이(劉士輝)는 공민권 및 정치권에 관한 국제 공약 27조를 인용해 “소수 언어를 말하는 사람은 자신의 문화나 언어를 지킬 권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사실 광둥어 사용자는 소수가 아니다. 해외 화교까지 포함하면 광둥어 사용자는 무려 1억에 달한다. /허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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