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판 된장녀의 호화생활 자랑에 엉뚱하게도 중국 적십자의 파행 운영과 부패 문제가 덜미를 잡혔습니다.
중국판 트위터 ‘신랑웨이보(新浪微博)’에 지난달 21일 밤부터 ‘궈메이메이(郭美美)baby’ 라는 아이디의 여성이 사진과 함께 자신의 사치스러운 생활을 자랑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사진에 비친 20여세로 보이는 궈씨의 미모뿐만 아니라 그녀가 소유한 마세라티나 람보르기니 등의 명차와 샤넬, 에르메스 가방으로 가득 찬 옷장 사진이 곧바로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고 무려 42만명이 궈씨의 블로그를 다녀갔습니다.
그러나 궈씨의 블로그를 접속한 사람들은 관심과 동시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습니다. 네티즌들은 곧바로 ‘인육수색(人肉搜索 네티즌들에 의한 개인정보 찾기를 지칭)’에 들어가, 궈씨가 ‘적십자상회 상업 사장’으로 신랑웨이부에 등록했음을 밝혀냈습니다.
네티즌들은 더 나아가 20살에 어울리지 않는 사치스러운 생활과 ‘적십자’라는 상반된 두 가지를 결합시킨 것에서 중국 적십자의 ‘의연금 횡령’을 의심했습니다. 이내 ‘사람들의 선의를 이런 식으로 손상시키지 말라’, ‘뺨이라도 맞은 기분이다’, ‘적십자회 궈창장(郭長江) 부회장의 딸이 아닐까’등의 댓글이 잇따랐습니다.
방문자들의 댓글에 궈씨는 미니블로그를 개설한 다음날인 22일 밤 ‘중국 적십자와 적십자 상회는 전혀 다른 기관’이라고 변명했습니다. 중국 적십자 역시 적십자에는 ‘적십자 상회’도 ‘상업 사장’ 도 없으며, ‘궈메이메이’라는 사람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궈창장 적십자 부회장 역시 궈씨가 자신의 딸이 아니라고 해명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래도 납득하지 않는 네티즌들에게 궈씨는 26일 자칭한 ‘적십자상회 상업 사장’은 거짓이었음을 밝히고 사과했습니다.
때마침 28일 중국국가심계서(감사원에 해당)는 중국 적십자의 지난해 예산 집행과 재정 수지에 문제가 있으며, 예산외 구입이 420만위안(약 6억 8,000만원)에 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또한 중국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는 적십자가 ‘양로원’이라는 공익 명목으로 토지를 헐값에 매입해 건물을 짓고 이를 분양한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급기야 지난 1일 중국 적십자는 긴급 성명을 발표하고 적십자회의 모든 상업 관련 활동을 일시 중지하고 설립 이후 처음으로 감사를 요청했습니다.
그러던 중 언론은 적십자의 ‘상업 관련’ 자회사 중 하나인 ‘중홍박애(中紅博愛)’의 웡타오(翁濤) 대표가 궈씨의 남자친구임을 밝혀냈습니다. 웡씨는 언론에 두 사람이 올해 초 사귀기 시작했으며, 자신이 궈씨에게 차와 가방 모두를 선물했다고 말했습니다. 웡씨는 지난달 26일 대표직을 사임했습니다.
궈씨의 허세로 표면화된 중국 적십자 문제와 관련해 광저우 중산대의 한 교수는 ‘궈씨 사건은 우발적인 사건이다. 그보다 적십자를 포함한 중국의 자선 단체가 정부에 의해 관리되는 체제가 문제의 핵심’이라고 지적하면서 ‘이 체제야말로 의연금 횡령과 유용의 온상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2008년 쓰촨 대지진 당시에도 의연금의 80%가 정부 재정으로 들어간 사실이 칭화대 연구에 의해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한편 궈씨 사건 후에도 적십자 모금에 참여하겠느냐는 설문에 7,000여명의 응답자 중 90% 이상이 ‘하지 않겠다’고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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