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는 지난달 29일 ‘시민들은 현 단계에서 부패를 근절할 수 없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는 논조의 사설을 게재했습니다.
이에 동일한 정부계 언론인 중국청년보(中国青年報)는 30일 환구시보를 직접 지명해 ‘잘못된 인식’이라고 비판했으며, 신화사 계열의 신화망도 ‘나라를 잘못 이끄는 논조’라고 강하게 부정했습니다.
이처럼 관영 언론들 사이에 주장이 서로 어긋난 것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이 같은 소동의 발단이 된 환구시보 사설은 최근 류즈쥔 전 철도부장이 부패문제로 당적에서 제명되자 ‘현 단계에서는 부패를 근절 할 수 없다. 시민이 이해해야 한다. 부패는 어느 나라에서도 근절 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부패를 시민의 허용범위 내에서 통제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부패를 근절할 수 없는 것은 ‘기본임금이 낮은 중국에서는 관리들만의 임금인상은 여론이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이에 대해 중국청년보는 ‘제도와 민주 이외에 부패 해결법은 없다’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환구시보의 사설은 ‘사람을 놀라게 하는 잘못된 인식’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지난 1일에는 신화망도 가세해 ‘나라를 잘못 이끄는 논조’라고 일축하고 환구시보 사설이 ‘부패를 허용하는 여론 만들기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관영 언론들의 엇갈린 주장에 대해 베이징 평론가 천제런(陈杰人)은 부패에 대해 어디까지 용인할 것인가에 대해 상층부에 의견차가 존재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홍콩 중원대 리리펑(李立峰) 교수는 관영언론간의 논쟁은 상층부의 의견분열을 반영하는 것으로 정부 내부의 논쟁이 표면화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지도부 교체를 둘러싸고 각 파벌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중앙 선전부도 통제를 포기한 상태라고 분석했습니다.
한편 홍콩언론들은 좌파언론으로 주목받고 있는 환구시보가 장쩌민파의 중심인 쩡칭훙 전 국가 부주석과 중앙정법위 서기 저우융캉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고 지적해 왔습니다. 반면 중국청년보는 공청단 기관지입니다. 이에 일부에서는 양 언론간 논쟁이 공청단파를 이끌고 있는 후진타오 주석과 장쩌민파와의 대결이라는 견해도 보였습니다.
후 주석, 원자바오 총리, 시진핑 부주석은 그동안 ‘부패를 근절하지 않으면 정권이 망한다’, ‘부패분자를 당내에서 추방하라’ 등의 발언을 통해 심각한 부패문제에 위기감을 드러냈습니다. 미국의 시사평론가 스짱산(石蔵山)은 환구시보를 통해 중공 지도부 의사와 상반된 논조의 사설을 낸 뒤 부정부패로 이익을 얻은 관리들을 끌어오려는 저우융캉의 의도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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