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에서 고대의 많은 영웅들은 천신(天神)이 전생한 것으로 여겨지는데, 그 중 관공(關公), 즉, 삼국시대의 관우는 바로 화룡(火龍)이 전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우한(武漢)은 화룡의 땅으로, 100년마다 100만가구가 화재를 당하는 곳이라고 한다. 어느 해 옥황상제가 파견한 화룡은 우한에 도착한 후 도처를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살펴보다 가장 성품이 나쁜 두 집을 선택했다. 한 집은 거리 입구의 백(白)씨 집안이었으며 다른 한 집은 거리 끝에 있는 만(萬)씨 집안이었다.
백씨 집안은 부유하나 불인(不仁)했으며, 만씨 집안은 자녀가 효도하지 않아 모두 마땅히 벌을 받아야 했다. 마음씨가 착한 화룡이 다른 약간의 잘못이 있는 집안들은 모질게 손을 쓰지 못하는 사이, 돌아갈 시간이 다가왔다. 화룡은 천궁으로 돌아가 옥황상제께 자신은 이미 우한 백만가의 집을 태워 임무를 완성했다고 보고했다.
옥황상제는 화룡의 마음이 자비로워 거짓을 고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다시 우두야차(牛頭夜叉)를 파견해 화룡이 임무를 완성했는지 알아보게 했다. 우두야차는 옥황상제에게 "화룡은 우한에서 단지 백씨와 만씨 두 집만 태웠습니다"라고 고했다. 옥황상제는 천상의 계율을 어긴 화룡에게 참수를 명했다.
당시 세간에는 한 도관(道觀; 도교사원)이 있었고, 그 도관에 있던 도사는 덕(德)이 있는 사람이었다. 이날 밤 도사가 가부좌를 하고 입정에 들자, 화룡은 도사를 찾아와, "나는 천상의 계율을 어긴 죄로 내일 오시 삼각(午時 三刻)에 참수를 당하니 부디 도사께서 나를 구해주시오."라고 요청했다. 도사가 "당신은 신이고 저는 사람인데 제가 어찌 당신을 구해줄 수 있습니까?"라고 답하자, 화룡은, "당신이 목화 솜을 바닥에 깐 도기를 들고 내일 오시에 천상에서 떨어지는 붉은 실을 잡으면 되오"라고 알려줬다.
도사 역시 선행을 베풀기 좋아하는 사람으로, 죽음을 보고 구하지 않을 도리가 없어 다음날 오시 삼각에 그는 목화솜을 깐 도기를 들고 하늘에서 떨어지는 붉은 실을 받은 후, 도기를, 신을 모신 단 위에 올려놓고 몰래 도관을 나갔다.
이 도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원외랑(員外郞; 고대 벼슬관직) 탁(庹)씨 노부부가 살고 있었는데 반백이 되도록 자식이 없었다. 이날 노부부가 도관에서 신에게 아이를 달라고 제사를 지내고 있을 때 갑자기 신단 위에서 어린 아기 울음소리가 들렸다. 탁 원외(庹員外)가 도기를 내려 보니 안에 희고 통통한 남자아기가 있었다. 그래서 노부부는 기뻐하며 아이를 앉고 돌아와 키웠다.
아기는 건장한 사내대장부로 자랐고, 탁우(庹羽)라고 불렸다. 이때 옥황상제는 이미 화룡이 몰래 인간 세상에 내려가 탁원외 집안에 전생한 것을 알고, 또 다시 천병천장(天兵天將)을 세상에 파견해 탁우로 전생한 화룡을 주살하려 했다.
이날 탁우는 멀리서 천병천장이 자기 집을 향해 오는 것을 보고 몸을 일으켜 달아났다. 그리고 이 시각 관음보살 역시 이 일을 알고 탁우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길가에 초가집을 짓고 자신은 초가집 안에서 실을 잣고 있었다. 탁우가 초가집으로 달려 들어갔을 때는 붉은 얼굴에 긴 수염을 가진 대장부로 변해 있었다.
천병천장 역시 이 초가집으로 들어와 수색했으나, 집안에는 노파 한 사람과 침상에서 자고 있는 검은 수염의 붉은 얼굴을 가진 사내가 있을 뿐이었다. 이를 보고 천병천장은 흰 얼굴의 대장부 탁우가 멀리 도망갔을 것이라 여겨 초가집을 나와 계속 먼 곳으로 쫓아갔다.
이후 탁우는 관음보살이 그를 구해준 것을 알고, 성을 관(觀)으로 고쳤다. 후에 사람들은 점점 관(觀)을 관(關)으로 썼으며, 이 이가 바로 삼국시대의 대장군 관우(關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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