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H] 진무대제(真武大帝)는 무당산(武當山)에서 일심으로 수행한 결과 득도하여 신선이 되었다. 득도한 그날 그는 초막 안에서 눈을 감고 정좌를 하고 있었는데, 돌연 산 아래에서 구해달라는 함성이 들렸다. 진무대제가 검을 뽑고 초막에서 달려나와 보니, 산 허리에 흑호(黑虎) 한 마리가 한 아가씨를 뒤쫓는 것이 보였다.
진무대제가 "천벌을 받을 놈, 무례가 지나치구나!" 라고 고함을 치자, 칠성보검이 공중에서 빛을 냈다. 그 흑호는 신선이 오는 것을 보고 땅에 엎드려 용서를 빌었다. 진무대제는 "네가 만일 내 말에 따른다면 너를 용서하겠다"고 말했다. 흑호는 머리를 세 번 끄덕였다.
진무대제는 "내가 득도한 후 너를 산중의 왕으로 봉할 것이다. 평범한 사람들간의 불평등한 일은 네가 징벌하라" 고 말했다. 흑호는 세 번 고개를 끄덕였다. 이때로부터 무당산은 흑호가 산을 순시했다.
그 아가씨는 구출된 후, 돌 위에 쭈그리고 앉아 통곡했다. 진무대제가 앞으로 가 "아가씨는 어디 출신입니까? 무슨 일로 깊은 산속으로 와서 생명을 잃을 뻔 했습니까?" 라고 물었다. 아가씨는 고개를 들고 힘없이 말했다. "저는 아버지와 단둘이 살고 있으며, 땔감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요 며칠 아버지께서 병이 들어 침상에 누워계시어 제가 산속으로 땔감을 구하러 왔습니다. 만일 은인이 저를 구해주시지 않았더라면 저는 벌써 황천길로 갔을 것입니다."
진무대제는 "맹호가 이미 항복했으니 당신은 빨리 집으로 돌아가시오"라고 말했으나, 아가씨는 또 다시 통곡하기 시작했다. "발이 아프고 다리가 시큰거려 발걸음을 뗄 수가 없습니다." 진무대제는 일심으로 산으로 돌아가 수진양성(修真養性)하려 했기 때문에 몸을 돌려 가버렸다. 아가씨는 큰 소리로 말했다. "은인이시여! 당신이 가고 난 후 그 맹호가 다시 돌아와 나를 죽여도 괜찮지만 불쌍한 아버지는 누가 모십니까? " 진무대제는 몸을 돌려 앉았다.
진무대제는 수행을 한 이래 머리는 떡이 되었고 이는 한무더기라 그 아가씨는 나무 빗을 꺼내 그의 신변으로 가 가벼운 소리로 말했다. " 은인이시여, 한가하여 일도 없는데 제가 은인의 머리를 빗겨 드리겠습니다." 진무대제는 이 아가씨를 경박하게 보고 소리를 쳤다. "당신은 양가집 여자로 자중하시오. 다시 경거망동 한다면 용서치 않겠소." 아가씨는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 없어 만장 절벽으로 몸을 날렸다.
진무대제는 눈이 휘둥그래져 머리를 내밀어 보니 짙은 안개만 가득할 뿐, 그 만장 절벽은 끝이 보이지 않았다. 진무대제는 후회하기 시작했다. 진무대제는 ‘장장 42년을 수행해오며 득도하여 신선이 되기 위해 개미조차 상하게 하지 않았는데, 오늘 사람을 핍박하여 몸을 상하게 했으니 오직 그녀에게 목숨으로 갚아야 비로소 42년간의 공덕이 부끄럽지 않을 것이다’ 라고 생각해 몸을 절벽 아래로 던졌다.
운무 속에서 다섯 마리의 청룡이 진무대제를 겹겹이 애워싸고 솟아올라 천주봉(柱峰) 정상까지 올라갔다. 그의 사부 옥청성조자원군(玉清聖祖紫元君)은 허허 웃으며 말했다. "도제가 큰 공을 성취하여 득도해 신선이 되었도다." 진무대제는 비로소 활연대오(恍然大悟)하였으니, 원래 사부가 그의 마음을 시험해 본 것이었다.
후세 사람은 그 아가씨가 그를 위해 머리를 빗은 곳에 축대를 쌓아 사원을 세우고 소장대(梳妝臺)라 불렀으며, 아가씨와 그가 뛰어내린 절벽을 비승애(飛昇崖)라 불렀다. 그리고 절벽의 튀어나온 석판을 시심석(試心石)이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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