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최근 옌안(延安)시 바이미(百米)대로에서 설을 맞아 길거리의 한 꼬치구이 포장마차 앞에는 많은 사람이 몰렸습니다. 포장마차에서 ‘손오공’과 ‘저팔계’로 분장한 두 명이 손에 꼬치구이를 들고 춤을 추면서 ‘신선한 당승(唐僧, 삼장법사)고기가 10위안(약 1,770원)에 6개”라고 소리치며 손님을 끌었기 때문입니다.
포장마차의 상단과 하단에는 ‘2014년 가장 인기있는 길거리 음식, 당승고기’라는 현수막이 펄럭였고, 아울러 이전에 인기리에 방송됐던 TV 프로그램 ‘서유기’ 중 삼장법사의 사진도 들어 있습니다. 이 광경을 본 사람들 중 일부는 손에 꼬치구이를 들고 흥미롭게 지켜봤지만, 다른 일부 사람들은 인상을 찌푸리며 “이 제자는 너무 대역무도하다. 우리가 어떻게 이 고기를 먹을 수 있느냐”라고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5살 아들을 데리고 온 쑨(孙)씨는 아들이 어릴 때부터 서유기를 즐겨봤고, 특히 손오공을 좋아했는데, ‘당승고기’ 꼬치구이 포장마차를 본 후 아이가 마음이 상해 매우 슬퍼하며 울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명작을 이렇게 모욕하면 안된다’, ‘뻔뻔스럽고 무덕(無德)하다’, ‘대역무도다, 돈을 위해 사부를 구워팔다니..요괴보다 더하다’, ‘신판 서유기는 생생하게 이 시대 사람들의 인성을 표현했다’, ‘지금은 돈을 위해 친부도 파는데 하물며 스승쯤이야’ 등의 조소와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냈습니다.
옌안대 장(张) 교수는 이 같은 사례에 대해 고전문화를 계승하는 가치관이 파괴되어 일어난 무시할 수 없는 ‘하위문화’ 현상이라고 지적하고, 비록 위법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사회를 해치는 ‘나쁜 에너지’가 있어 이 같은 현상이 범람한다면 전통적인 고전문화가 저급한 오락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