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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창공주와 서덕언의 사랑이야기

편집부  |  2014-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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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H] 악창공주(樂昌公主) 진정(陳貞)은 남조(南朝) 말기 진(陳)나라 마지막 황제 후주(後主)의 누이였다. 후주는 종일 술에 취해 음주가무를 즐기며 정사를 돌보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누이동생은 그와 천지차이였다. 악창공주는 깨끗하고 맑은 모습에 고상하고 단아한 성품을 지녔고 황가의 귀족이지만 거만하지 않았으며, 시문에 능했고 재주와 미모를 겸비한 여성으로 당시 사람들의 칭송이 자자했다.
 

악창공주는 성년이 된 후 부귀영화보다 서덕언(徐德言)의 재능을 중히 여겨 권문세가가 아닌 강남의 재원 서덕언의 처가 되기를 원했다. 서덕언과 결혼한 후 부부는 서로 깍듯이 존경하며 금슬이 좋았는데 정말 하늘이 맺어준 인연같았다.

 
하지만 좋은 시절은 오래가지 않았다. 북쪽에서 승상 양견(楊堅)이 북주(北周) 정제(静帝)를 밀어내고 수문제(隋文帝)가 되어 수나라를 건립하고 아울러 남쪽으로 병력을 파견해 얼마 후 쇠약한 진나라를 멸망시켰다. 당시 관례에 따르면, 망국 잔여세력의 결집을 막기 위해 망국의 임금과 그 친족들은 원래의 자리에 사는 것이 허락되지 않았다. 그래서 나라가 망한 후, 후주 및 악창공주 등의 친족은 모두 포로가 되어 수나라 도읍 장안으로 끌려갔다.

 
서덕언은 사랑하는 악창공주를 떠나 보내며 말했다. "지금 나라가 망해, 아름다운 용모와 재능을 가진 당신이 포로가 되어 권문세가로 들어가면, 우리들은 다시 만날 기회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들의 연분이 끊어지지 않는다면 다시 볼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당연히 징표가 있어야겠지요." 그래서 악창공주는 자신이 사용하던 구리 거울을 반으로 나눠 한 쪽은 자신이 갖고 나머지는 남편에게 주었다. 그녀는 말했다. "매년 정월 보름에 이 반쪽 거울을 가지고 장안 거리에 와서 파세요. 그러면 제가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말을 마치고 두 사람은 각자의 거울을 품에 안고 눈물을 흘렸다.

 
후에 포로가 되어 장안에 도착한 진나라 황족 중 악창공주는 수나라 개국공신인 양소(楊素)의 부중에서 가희(歌姬)가 되었다. 매년 정월 15일 악창공주는 몸종을 시켜 거울을 거리에서 팔라고 하였다. 사람들은 쓸모도 없는 반 쪽 거울을 판다니 매우 이상하게 여겼다. 뿐만 아니라 가격도 매우 높아 그것을 살 사람은 없었다. 시간이 흐르고 흘러 그것에 신경쓰는 사람은 없었다. 비록 감감 무소식이었으나 악창공주는 매년 정월 보름 몸종을 시켜 반쪽 거울을 팔게 하였다.
 

서덕언은 도처를 떠도는 생활을 하며 어렵게, 어렵게 장안에 도착했다. 어느 정월 15일 그가 시장에 오니 과연 높은 가격에 반쪽 거울을 파는 사람이 있었다. 서덕언은 아내라는 것을 알고 눈물을 떨구었다. 그는 급히 몸종에게 다가가 자신의 거울을 꺼내 합쳐보았더니 과연 파경중원(破鏡重圓, 깨진 거울이 다시 둥글게 되다)이었다. 몸종은 악창공주가 지금 양소 부중의 가희로 있다고 알려주었다. 그는 서덕언이라 답하며 반드시 소식을 전해 부부가 다시 만나게 해달라고 부탁하였다. 서덕언은 연락처와 한 수의 시를 몸종에게 주었다.


악창공주는 남편의 시를 보고 통곡을 금할 수 없었다. 다음은 시의 내용이다.


거울이 사람과 함께 가더니(鏡與人俱去)
거울은 돌아왔으나 사람은 돌아오지 않네(鏡歸人不歸)
항아의 그림자는 다시 없고(無復姮娥影)
밝은 달빛만 헛되이 머무네(空留明月輝)

 

기다리던 사람은 결국 나타났으나, 지금의 처지에서 그들은 다시 합치기가 어렵다. 여기까지 생각한 악창공주는 얼굴에 수심이 가득하여 어찌할 바를 몰랐다. 후에 양소가 그 원인을 알고 그들 두 사람의 참된 정에 감동하여 사람을 파견해 서덕언을 불러와 두 사람을 만나게 해 주었다. 서덕언은 의식주가 편안한 아내를 보고 마음이 놓여 다음과 같이 말했다. "경면(卿面)을 다시 보니 마음은 이미 족하오. 금생에 다시 장가를 가지 않을 것을 맹세하오. 강남으로 돌아간 후 불문(佛門)에 들어가 홀로 청등(青燈)을 대하며 일생을 마칠 것이오." 말을 마치자 두 사람의 얼굴은 눈물로 가득했다. 양소가 그 모습을 보고 매우 동정하여 말했다. "당신들의 정이 참으로 깊다 생각하여 노부는 악창공주를 서공자에게 다시 주기로 결심했소. 당신들이 파경중원하게 하겠소." 부부 두 사람의 파경중원과 양소의 관대한 태도는 사람들을 감탄하게 하였다.
 

악창공주와 서덕언은 강남으로 돌아간 후 서로를 매우 아끼며 여생을 보냈다. 진(陳), 수(隋), 당삼대(唐三代)를 거쳐 당태종 정관(貞觀) 10년에 동시에 세상을 떠나 부부는 같은 곳에 합장됐는데, 부장품은 분리되었다 다시 합쳐진 깨진 구리거울이라는 내용도 전해진다.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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