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서기 226년 6월, 제갈량(諸葛亮)은 무향후(武鄕候)로 봉해지고 익주목(益洲牧)을 겸임했다. 이 이야기는 그의 재임기간 발생한 한 시누이와 올케 사이의 분쟁을 지혜롭게 해결한 일화다.
 

남이촌(南夷村)에 사는 류화제(劉華娣)가 북이촌(北夷村)에 사는 아가씨 진려금(陳麗琴)이라는 여인을 아내로 맞았는데, 오래지 않아 류화제의 여동생 류미진(劉美珍)이 이웃에 사는 원절근(袁切勤)과 혼인을 했다. 어느 해 여름 날, 그들의 남편들은 홍수로 세상을 떠났다.

가을이 되었고 시누이와 올케 두 사람은 동시에 아이를 낳았는데, 출산한지 얼마 후 시누이인 류미진이 익주 관아에 올케가 자신이 친정에 있을 때 자신의 아들과 그녀의 딸을 바꿨다고 고발했다.
 

관아의 법정에서 시누이와 올케 두 사람은 큰 소리로 계속 다투었다. 제갈량이 전당에 앉아 두 사람의 언쟁을 바라보다가 경당목(惊堂木)을 치며 말했다.

"나의 아내가 관상을 잘 보니 당신들은 빨리 그 아이를 데려와 그녀에게 보이면 진의를 가릴 수 있을 것이다.”

한 시간 후 남자아기가 도착하자, 제갈량의 부인 황아축(黃阿丑)에게 보였다. 제갈량은 후당에 들어가 부인과 독대를 한 후 다시 당상에 앉았다.
 

잠시 후 관아의 아역(衙役)이 남자아기를 안고 법정에 들어와 엄숙하게 말했다.

"부인의 말을 전하자면 양가는 친족이라 얼굴만으로는 이 아이가 누구의 소생인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이 말을 들은 시누이와 올케는 다시 시비가 붙자, 이를 본 제갈량은 큰 소리로 말했다.

"이 아이는 정말 꼴도 보기 싫으니, 연못에 던져 버리겠다."

제갈량은 말을 마치고 두 손으로 강포의 아기를 빼앗아 창밖으로 던졌다. 그곳에는 연못이 있었는데 아기가 연못에 던져지자 주변에 수포가 퍼지더니 점점 가라앉았다.

사람들은 제갈량의 이 행동에 매우 놀라 어찌할 줄 몰랐다. 바로 이때 “내 자식을 해치지 말라”는 처절한 비명과 함께 물속으로 첨벙 뛰어드는 소리가 들려 사람들이 돌아다보니 바로 류미진이었다. 관아의 아역(衙役)들은 물속에 있는 그녀를 밖으로 끌어냈다. 

잠시 후, 아역들은 보자기에 싸인 아기의 강포도 끌어 올렸는데 그것은 아기가 아니라 베게였고 아기는 제갈량 부인의 품 안에서 달게 잠을 자고 있었다.
 

제갈량은 이 모습을 본 사람들을 향해 "모자(母子)는 혈육지간이라 서로 통하는구나! 이 아이는 시누이 류미진의 아이가 확실하다"고 말했다.
 

관아의 법정에서 제갈량은 그 아이를 류미진에게 주었고, 올케인 진금려에게는 남의 아이를 뺏으려 한 행동에 대한 댓가로 곤장 30대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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