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서한(西漢) 시기, 한문제(漢文帝)가 어느 날 꿈을 꾸었다. 꿈에서 그는 하늘에 오르려 했지만 오르지 못했는데, 한 황두랑(黃頭郎, 한나라때 사공의 별칭)이 뒤에서 밀어주어 하늘에 올라갈 수 있었다. 문제가 고개를 돌려 보니, 그 사람은 사공의 모습이었으며 옷에 맨 띠의 뒷부분이 터져 있었다. 꿈에서 깨어난 후 그는 꿈속에서 자신을 도와준 그 사람을 찾기를 희망했다. 그 후, 문제는 우연히 황제가 타는 배의 선장이었던 등통(鄧通)을 만났는데, 그가 찾던 꿈속의 인물의 모습과 같았다.
한문제는 하늘을 오르는 꿈이 자신이 신선이 될 것을 암시한다고 여겨, 등통이 자신을 신선이 되게 도울 중요한 인물이라 여겼다. 또한 그의 성이 등(鄧)이라, 등(鄧)은 등(登, 오를 등)과 동음이기 때문에 자신이 장래에 반드시 신선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 문제는 등통을 만난 후 매우 기뻐했다.
후에 한 점쟁이가 등통의 관상을 보았는데, 그의 관상에 궁상(窮相)이 있다면서 반드시 굶어 죽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문제는 '나는 귀한 천자로 모든 천하가 내 것인데, 내가 맞는지 점쟁이의 말이 맞는지 내기를 해야 한단 말인가?'하고 생각했다.
그래서 등통에게 구리 광산을 하사하고 화폐를 주조해 쓰라고 함으로써 그가 장래에 굶어 죽지 않도록 확실히 보증했다. 등통은 즉시 사람을 파견해 화폐를 만들어, 당시 등씨전(鄧氏錢)이 유통됐다.
하지만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았던 한문제는 장공주(長公主, 천자의 누이)에게 혹시 자신이 죽은 후 만일 등통이 곤경에 빠지면 굶어 죽지 않도록 도와 주라고 부탁했다.
그제서야 한문제는 등통이 굶어 죽지 않을 것이라고 안심했다. 한문제의 태자 한경제(漢景帝)는 등통을 매우 싫어했는데, 한문제 사후(死後), 한경제는 즉위하자 곧바로 등통의 재산 전부를 몰수했고 등통은 장공주를 만나기전 굶어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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