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한국은 전 세계 중 스마트폰 보급률이 1위인 나라다. 휴대폰 가입자 수가 5,800만 명(2016년 기준)으로 전체 인구수 보다 많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실내는 물론 거리나 공원에서도 무료와이파이가 빵빵 터지는 복된(?) 환경 속에 살고 있다.

언제부턴가 이 스마트폰은 우리에게서 한시라도 떨어질 수 없는 필수품(?)이 되었다.

잠들기 직전까지 늘 곁에 두고 정보를 습득하고 소통의 도구로 활용되며, 직장인들에게는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기재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스마트폰의 편리함에 길들여질수록 삶이 피곤해지는 사람이 늘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시도 때도 없이 울려대는 모바일 메신저는 반가움을 전하기도 하지만 휴식을 방해할 때도 많기 때문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난해 진행한 ‘스마트폰 사용’과 관련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2.3%가 “항상 연결되어 있는 스마트폰 때문에 불편하다”고 답했다. 응답자 중 특히 “퇴근 전이나 후에 모바일 메신저를 통한 업무지시 때문에 힘들다”고 답한 비율은 57.6%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페이스북이나 카카오스토리, 인스타그램 등 SNS와 관련해서는 본인의 의지보다는 업무와 관련돼 있어 활동을 하지 않을 경우, “조직에 비협조적이다”라는 평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활동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럴 경우, 자신의 SNS 상황을 계속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스마트 폰을 손에서 내려놓지 못하고 눈을 떼지 못하는 상황이 많다. 이로 인해 ‘노모포비아(nomophobia)’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이 단어는 노(no)와 모바일폰(mobilephone)과 포비아(phobia)의 합성어로 휴대 전화가 없으면 불안해지고 심지어 공포심까지 느끼는 증상을 뜻한다. 스마트폰 중독으로 인한 ‘노모포비아’ 증상은 나이가 어릴수록 더 심한 것으로 밝혀졌다.

스마트폰이 주는 편리함의 또 다른 폐해는 디지털 정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발생하는 ‘디지털 치매’다. 이 ‘디지털 치매’는 인간이 스스로의 사고를 통해 어떤 사물이나 대상 등을 분석·판단하며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을 약화시킨다. 

과다한 스마트폰은 거북목 증후군, 손목 터널 증후군, 근육통 등 각종 신체적 질병도 야기한다. 실제로 이 부분의 질환자들이 계속 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인한 안전사고도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교통안전공단의 통계에 따르면 10명 중 4명은 길을 걸을 때 “스마트폰을 본다”고 답했고, 그 중에 2명 이상은 ‘사고를 당할 위험에 처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2009년 437건에서 매년 꾸준히 늘어 2012년에는 848건으로, 3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걸으면 그냥 걸을 때보다 사고 위험이 76% 더 높은 것이 실험을 통해 확인됐으며, 어린이의 경우 사고확률이 더 높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 생활의 편리함을 가져다 준 스마트폰이 우리를 위협하는 흉물스러운 도구가 되어가고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정보와 편리함을 제공하는 스마트폰은 확실히 중독성이 강하다. 그로 인해 스마트폰이 없으면 몹시 답답하고 무료할 것 같은 걱정이 앞서지만 막상 그런 상황에 처해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스마트폰 중독으로 인한 질환과 피해를 줄이기 위해 ‘디지털 다이어트’의 필요성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스마트폰에 대한 활용 계획을 통해 ‘한시라도 없어서는 안 될 기기’가 아닌 ‘필요에 따라 제어하며 사용할 수 있는 기기’로 인식을 바꿔야 한다. 업무시간 전후로는 비활성화하거나 잠시 휴대폰을 놓고 휴식이나 운동을 하는 습관을 만들어 보자.

박정진 기자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