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본초강목(本草綱目)을 지은 이시진은 팥죽, 녹두죽, 옥수수죽, 율무죽, 연밥죽, 검실죽(芡實粥 가시연밥죽) 등 다른 곡류로 만든 죽에 대해서도 기록했는데요, 먼저 팥죽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팥죽(赤小豆粥)

붉은 팥을 밥과 함께 삶은 것을 ‘팥죽(赤小豆粥)’이라고 하는데, 팥죽은 소변을 잘 보고 다리가 붓는 것을 치료합니다. ‘본초비요(本草備要)’에 따르면 ‘팥은 맛이 달고 시며 붉은 색이다. 이것을 먹으면 소변을 잘 보고 피를 잘 돌게 한다. 또한 종기를 없애고 농을 몰아내며, 청열해독(淸熱解毒) 작용이 있어 설사, 각기(脚氣)를 치료한다. 또 부스럼에 바를 수 있고 갈증 해소, 술독을 풀어준다. 그러나 장기간 먹을 수는 없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중의학에서 말하는 ‘수종(水腫)’은 일반적으로 신장(腎臟)의 배설 기능에 장애가 생긴 것을 가리키는데 팥은 소변을 잘 나가게 하고, 수기(水氣)를 다스리기 때문에 수종을 없앨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팥죽은 몸의 사악한 기운을 몰아내 유행성 돌림병을 막아내기도 합니다.

녹두죽(綠豆粥)

녹두는 녹색(綠色)으로 맛이 달고 찬 성질을 지니고 있는데요, 녹두는 12경락(經絡)에 두루 작용을 합니다. 즉, 오장육부가 속한 경락은 모두 작용을 하는 것이지요. 또한 청열해독(淸熱解毒)하고 소변을 배출하며 소갈(消渴)을 멈추게 합니다.  대만의 많은 음식점에서는 늘 녹두에 쌀이나 율무를 넣고 녹두탕죽을 만들어 파는데 단맛이 납니다. 여름에 식사를 마친 후 몸에서 열이 날 때 녹두죽에 얼음을 넣어 먹으면 아주 그만이지요.

‘본초강목’에는 녹두죽이 ‘열독(熱毒)을 풀고 번갈(煩渴)을 멈추게 하는 작용을 한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사실 열(熱) 자체가 바로 독(毒)인데 특히 무더운 여름에는 열독이 심하죠. 이럴 때 녹두죽을 먹으면 열독이나 답답한 열기를 풀 수 있습니다.

율무죽(薏苡仁粥)

율무는 곡식이자 한약재로도 쓰이는데 특히 이뇨작용을 합니다. 필자의 임상 경험에 따르면 율무는 통풍과 같은 관절염에 잘 듣습니다. 일반적으로 통풍은 요산(尿酸)이 관절에 쌓여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율무가 체내에 쌓인 요산을 제거할 수 있는 것이지요.

대만 민간에 유행하는 ‘사신탕(四神湯 역주: 산약, 연자육, 복령, 검실 등으로 구성된 처방)’이란 처방이 있는데 율무를 사용합니다. 이 처방은 요산을 제거할 뿐 아니라 암, 종기, 부스럼 등 많은 질환을 치료하는데 소변도 잘 봅니다. 한 가지 유의해야 할 점은 임신부가 율무를 먹으면 자궁 수축으로 낙태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율무죽은 소변을 통해 습열(濕熱)과 위와 장의 나쁜 것을 배출하는데 필자의 임상경험에 의하면 많은 사람이 율무를 먹은 후 대변이 단단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를 통해 유추해보면 율무는 대변을 수렴시켜 설사 치료에 응용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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