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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청관에서 손대성은 이름을 남기다-76화

편집부  |  2018-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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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H] 지난시간, 오공 일행은 남의 도량에서 제사음식을 먹던 중 발각 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이 위기를 어떻게 벗어날까요?



오공이 왼손으로 오정을 꼬집고 오른손으로 팔계를 꼬집자 둘은 곧 눈치를 알아채곤 높은 단 위에 얼굴을 숙인 채 시치미를 뚝 떼고 있었습니다. 도사들이 등불을 켜 들고 주위를 비춰보았지만 전혀 달라진 모습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호력대선 :“아무도 없는데 왜 차려 놓은 음식이 죄다 없어진 걸까?”
녹력대선 :“이건 누가 와서 먹은 게 분명하다고. 껍질은 벗겨놓았고 씨는 뱉어놓았으니 말이야. 그런데 사람은 보이지 않으니 웬일일까?”
양력대선 :“우리가 밤낮없이 치성을 드리니 천존님들의 감응을 얻게 된 거요. 아마도 삼청님들께서 수레를 타고 내려와 이 음식들을 자신 게 아닌지도 몰라. 아직 그분들의 수레가 돌아가지 않은듯한데 우선 천존님께 예를 올리고 성수와 금단을 얻어다 폐하께 진상을 하는 게 어떻소? 그럼 또 하나 우리의 공이 세워지는 게 아니겠소이까?”
호력대선 :“옳은 말이오. 얘들아, 어서 풍악을 올리고 경을 외도록 하여라. 난 보장배도의 의식을 올릴 생각이니 어서 가서 법의를 가져오너라.”
법의를 걸친 호력대선은 세 신상을 향해 큰 절을 정중히 올리곤 땅바닥에 엎드린 채 청을 드렸습니다.
팔계 :“(작게)이거 우리가 잘못한 게야. 먹을 것만 먹고 얼른 돌아가야 하는 걸 저리 빌어대고 있으니 어쩔 셈이야?”
오공 :“(작게)얘, 팔계야 잠시 조용히 있어라.”
 “소선들아! 기도는 잠시 그만두도록 해라. 우린 반도회에 갔다 돌아오는 길에 이곳에 들렀기에 오늘은 및 금단과 성수를 갖고 오지 못했으니 훗날 다시 찾아와 주기로 하겠다.”
도사들 :“대선님, 천존님께서 하계로 내려오신 만큼 절대로 그냥 돌아가게 해선 안 됩니다. 장수법을 꼭 가르쳐달라고 하십시오.”
녹력대선 :“신 등은 진정으로 삼청님들을 우러러 따르옵니다. 아무쪼록 조금이라도 좋으니 성수를 내리셔서 저희들의 수명을 늘려 주소서.”
오정 :“(작게)형, 이거 큰일 났잖아. 또 기도를 드리고 있으니 말야.”
오공 :“(작게)그럼 조금만 주도록 하자.”
팔계 :“뭐가 있어야 줄 게 아녀?”
오공 :“너희들은 내가 하는 대로 보고만 있거라. 나한테 있으면 너희들한테도 있을 테니까.”
오공은 도사들의 주악이 끝나길 기다려 다시 입을 열었습니다.
오공 :“소선들아. 그만 일어나거라. 내 성수를 안 주려 한 것은 너희들의 후대가 끊어질까 봐서였느니라. 하지만 주려 하면 그건 어렵지 않은 일이니라. 자 성수를 담을 그릇을 가져오고 모두 밖으로 나가 문을 닫고 기다리거라. 현기가 누설되면 안 되기 때문이니”
도사들이 문을 닫고 나가자 오공은 벌떡 일어나 꽃병에다 대고 소변을 보는 것이었습니다. 팔계와 오정도 오공을 따라 소변을 본 뒤 단상위로 올라가 앉더니 도사들을 불러들였습니다.
오공 :“소선들아! 들어와 성수를 받아가거라.”
호력대선 :“얘들아, 어서 찻종응ㄹ 가져오너라. 맛부터 좀 보기로 하자.”
녹력대선 :“형님, 맛이 어떻소이까?”
호력대선 :“별로 좋은 줄을 모르겠어. 어쩐지 시금털털한 것 같아.”
양력대선 :“그럼 어디 내가 맛을 좀 봐볼까? 아니 이거 돼지 오줌내가 나잖아?”
오공은 그 소리를 듣고 들통난 것을 알게 되었고 아예 한수 더 떠서 이름이나 밝혀 놓고 가야겠다 생각하곤 큰소리로 말했습니다.
오공 :“어느 삼청 할 일없이 이런 데를 내려오랴? 당나라의 성승들 서천으로 가던 길에 좋은 밤중 심심해서 이곳으로 찾아왔다. 공양음식 나눠먹고 한가롭게 앉았는데 너희들이 배례하니 무엇으로 보답하랴? 성수란 무엇이고 금단이란 무엇이더냐? 너희들이 마신 물건 우리들의 오줌이라.”
이 말을 들은 늙은 도사들은 대문을 막아서기 무섭게 일제히 달려들어 닥치는 대로 집어던졌습니다.
그러나 오공은 서두르는 기색 없이 오정과 팔계를 각각 팔에 끼고 상서로운 구름을 타고 지연사로 돌아갔습니다. 그리고는 삼장이 깨어날까 봐 조심조심 자리에 들어 다시 잠을 청했습니다.
아침이 되어 잠에서 깬 삼장은 제자들을 불렀습니다.
삼장 :“제자들아, 일어나거라. 난 관문첩을 바꾸러 가야겠다.”
오정 :“스승님, 이곳은 도사들만 믿고 중들은 박대한다 하니 자칫 잘못했다간 관문첩을 바꿔주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저희들이 모시고 입궐할까 합니다.”
삼장은 매우 기뻐하며 금란가사를 몸에 걸치고 제자들과 성으로 향했습니다. 일행은 황문관에게 인사한 뒤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관문첩을 바꾸러 왔음을 고해 달라고 했습니다. 
국왕 :“그놈들이 죽을 데를 못 찾아 이곳으로 굴러왔구나. 포교들은 어째서 그놈들을 잡아들이지 않느냐?”
태사 :“동녘 땅 대당국은 남섬부주에 있는데 국호를 중화대국이라 합니다. 그 나라는 여기서 만 리 밖에 있으며 도중에는 무서운 요괴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이 중들에게는 어떤 비상한 법력이 있어 여기까지 올 수 있을 줄로 압니다. 바라옵건대 폐하께선 그들을 인견하시고 통행을 허락해 주셔서 두 나라의 화목을 깨뜨리지 않으심이 옳을까 합니다.”
국왕은 그 말을 받아들여 삼장일행을 금란전으로 불러 문첩을 받아 막 읽어보려는데 세 국사가 입궐하였다는 전갈이 전해졌습니다.
대선들은 동자 하나를 뒤에 딸린 채 거드름을 피우며 곧장 전각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문무관원들은 감히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고 고개를 숙이고 대선들은 국왕에게도 예를 올리지 않았습니다.
녹력대선 :“한 가지 아뢸 말씀이 있어 찾아왔습니다. 저 네 명 중은 어느 나라에서 온 자들인가요?”
국왕 :“동녘 땅 당나라에서 서천으로 경을 가지러 떠난 자들인데 관문첩을 바꾸러 왔다 하오.”
양력대선 :“그 사이 도망쳤으리라 생각했었는데 아직도 이곳에 머물러있었군.”
대선들은 전날 자신들의 제자를 죽이고 모든 중들을 풀어주었으며 간밤엔 삼청관에 숨어들어 모든 음식들을 뺏어 먹고 소변으로 자신들을 농락한 일까지 상세히 아뢰고 처벌할 것을 건의하였습니다.
오공 :“폐하, 노염을 푸시고 제 말을 들어주십시오. 저희랄 모함하는 게 아닙니까? 저희는 이곳을 처음 온 지라 길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데 어찌 그런 일들을 벌일 수 있겠습니까? 남의 이름으로 가장하고 나서는 자가 얼마든지 있는데 어찌 꼭 저희들이라 단정하십니까?”
황문관 :“폐하, 궁문 밖에 많은 시골 유지들이 찾아와 폐하를 배알코자 합니다.”
시골유지 :“폐하. 올봄엔 비가 한 방울도 내리지 않아 여름에 큰 가뭄이 들지 않을까 염려됩니다. 하여 국사님께 기우제를 지내 백성들을 구제하시도록 분부해 주실 것을 청하러 왔습니다.”
국왕 : “그렇거든 그대들은 물러가도록 하라. 짐이 비를 내리도록 부탁하겠노라.”
국왕은 몇 해 전 기우제를 지냈을 때의 상황을 말해주고 단비를 내리지 못할 경우, 사형장으로 보내 사람들 앞에서 효수토록 할 것임을 오공에게 말했습니다.
오공 :“하하, 저도 비를 조금은 내리게 할 수 있습니다.”
국왕 :“어가를 준비시켜라. 짐이 직접 오봉루로 나아가 구경하리라.”
제단준비가 다 되었음을 알리자 호력대선은 국왕을 향해 두 손을 잡고 허리를 굽힌 다음 단으로 향하였습니다.
오공 :“우리 두 사람이 다 제단에 올라가 비를 청한다면 설령 비가 내린다해도 누구의 공로인지 분간이 어렵지 않겠소이까?”
호력대선 :“내가 제단에 오르게 되면 영패의 신호를 할 테니 그것을 보도록 해라. 처음 신호로 바람이 일고 두 번째 신호로 구름이 생기고 세 번째로 번개가 칠 것이며, 네 번째로 비가내리고, 다섯 번째로 비가 멎고 구름이 걷히게 될 것이다.”
오공 :“우리 중들은 생전 보지도 못한 일이니 어서 해보시구려!”
대선이 제단위로 올라가 보검을 쥐고 주문을 외운 뒤 부적 한 장을 촛불에 태우더니 제단 아래에 있던 도사 두셋이 집부사자의 인형과 문서를 집어다 불에 살랐습니다. 이때 제단 위에서 영패소리가 울리자 순식간에 공중에서 휘익 바람소리가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오공 :“이거 큰일이로군. 저 도사에게 훌륭한 솜씨가 있구나. 얘, 팔계야. 이제부터 넌 내게 말을 걸지 말고 스승님을 잘 모시고 있어라. 내 가서 한 솜씨 부리고 올 테니까.”
오공은 털 한 가닥을 뽑아 선기를 불어넣어 가짜 오공으로 둔갑시켜 삼장 곁에 세워두곤 그곳을 떠나 공중으로 뛰어올랐습니다.
오공 :“바람을 맡은 자가 누구더냐?”
오공이 소리치자 바람을 다스리던 풍노파는 황급히 바람주머니를 누르고 손이랑은 주머니의 끈을 조이고 나서 오공 앞으로 다가와 인사를 했습니다.
오공 :“난 당승을 보호해 서천으로 경을 가지러 가는 길에 저 도사와 비 내리기를 겨루고 있는 중이다. 헌데 어째 이 오공을 돕지 않고 저 도사 편을 들고 있는 게지? 이번만은 용서해 줄 테니 냉큼 바람을 멈추도록 해라.”
풍노파 :“알겠습니다. 다시는 바람을 빌려 주지 않겠습니다.”
정말 바람이 순식간에 가뭇없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팔계 :“도사선생. 이제 그만 내려오구려. 우리가 올라가 해볼 테니”
도사는 또다시 영패를 쥐고 부적을 사르고는 영패를 힘껏 내리쳤습니다. 그러자 이번엔 하늘에 검은 구름이 덮이기 시작했습니다. 
오공 :“구름을 펴는 자가 누구냐?”
그 소리가 떨어지기 무섭게 추운동자와 포무랑군이 오공앞에 나타나 예를 올렸습니다. 오공의 말 한마디에 구름과 안개를 거둬들이니 하늘은 다시금 맑게 개이고 해가 빛을 뿌리고 있었습니다.
팔계 :“우하하. 정말로 웃기는구먼. 저 도사선생은 그저 국왕을 속이고 재간도 하나 없잖아?”
당황한 대선이 또다시 영패를 치니 남천문의 등천군이 뇌공과 전모를 거느리고 나타나 오공에게 인사를 했습니다.
오공 :“너희들은 어쩜 그리도 충성스럽단 말이냐? 이건 대체 누구의 명령이냐?”
등천군 :“저 도사의 오뢰법은 진짜입니다. 저희들은 다만 옥제의 어명을 받들고 이곳에 와서 뇌공과 전모를 도와 비를 내리게 할 뿐입니다.”
오공 :“그렇다면 지금부터 저놈을 돕는 건 그만두고 내가 기우제를 지낼 때까지 기다려라.”
과연 우레도 울지 않고 번개도 번적이지 않았습니다.
더욱 당황한 대선은 또 향불을 보태고 부적을 불사르고 주문을 이우고 영패를 두드려 댔습니다. 그러자 공중에는 사해의 용왕들이 일제히 몰려들었습니다.
오공 :“이보시오. 오광! 어디로 가는 거요?”
오광을 비롯한 오순 오흠 오윤의 네 용왕은 오공 앞으로 다가와 인사를 했습니다. 오공은 그들에게도 사정을 대강 말하고 한마디 보탰습니다.
오공 :“언젠가 나를 위해 먼 걸음을 해주었지만 성공치 못했었소. 오늘 일만은 좀 성사되도록 도와주기 바라오.”
용왕들 :“알겠습니다. 염려 마십시오.”
등천군 :“대성님의 분부신데 누가 감히 따르지 않겠습니까만, 하지만 어떤 신호가 있어야 그것에 따라 행동할 게 아닙니까? 순서가 뒤바뀌면 대성님의 작법이 서툰 걸로 보일수도 있으니까요.”
오공은 자신의 철봉으로 신호를 하기로 약속하고 가짜오공을 거둬들인 뒤 삼장 곁에 다가섰습니다. 비를 부르기에 실패한 대선은 국왕에게 가 오늘은 용신들이 모두 집에 있지 않노라고 전하였습니다.
오공 :“폐하. 용신들은 모두 집에 있습니다. 이제 우리 중들이 그들을 청해올 텝니다.”
국왕이 명하자 오공은 급히 삼장의 소매를 잡아끌고 제단으로 올라가 경을 외워달라고 하였습니다. 삼장은 마음을 가다듬고 입속으로 가만히 밀다심경을 외우기 시작했습니다.
국왕 :“아니 어째 영패도 치지 않고 부적도 태우지 않는 게냐?”
오공 :“우린 그런 건 쓰지 않소. 조용히 기도만 드리면 되니.”
오공은 삼장이 경문을 거의 다 외워갈 무렵이 되자, 귓속에서 철봉을 끄집어내선 바람이 일도록 휘 내저어 열두어 자 길이로 늘어나게 한 후 공중을 향해 높이 쳐들었습니다. 처음 흔드니 풍노파는 바람주머니를 기울이고 손이랑은 주머니 끈을 풀어헤치니 위잉 바람소리가 일어나며 신나게 바람이 불어댔습니다. 두 번째로 흔드니 추운동자는 구름을 일으켜 하늘을 가리고 포무랑군은 짙은 안개를 펼쳐 대지를 덮었습니다. 또다시 흔드니 뇌공이 노하고 전모가 화를 내면서 우렛소리가 천지를 뒤흔들고 번갯불이 하늘을 쫙쫙 찢어 갈겼습니다. 우레가 점차 심해지자 오공은 다시 철봉을 위로 쳐들고 용왕들의 호령으로 댓줄기 같은 비가 억수로 퍼붓기 시작하였습니다. 진시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는 오시도 채 못돼, 차지국을 온통 바다로 만들어버렸습니다.
국왕 :“비는 이만하면 되었다. 이상 더 내리면 곡식이 물에 잠겨 오히려 해로울 것이다.”
오공이 금고봉을 들어 하늘을 가리키자 비는 거짓말같이 멎고 구름도 삽시에 말끔히 걷혔습니다.
호력대선 :“폐하, 이번 비는 저 중의 공로가 아니라 저희들이 부적을 불사르고 영패를 쳤으니 용왕들이 어찌 아니올 수 있겠사옵니까? 다만 어디 초대를 받고 갔다 조금 늦게 도착한 것이오니 제가  용을  불러다 비를 내린 게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어리숙한 왕은 그 말을 듣곤 또 갈피를 잡지 못했습니다.
오공 :“폐하, 이런 하찮은 법술을 가직 공로를 이룰 수 없는 거니 네것 내것 따질 게 없습니다. 제가 보내지 않은 탓에 사해용왕이 공중에 머물러 있사오니, 만일 국사가 저 용들의 모습을 드러내게 하라 수 있다면 이 공로는 국사의 몫으로 쳐도 좋겠습니다.”
국왕 :“짐은 등극한 지 23년이 되지만 살아있는 용이 어찌 생겼는지 본 적이 없느니라. 누구든 용을 불러내는 사람은 공로를 인정하겠노라.”
대선은 그런 재주가 없으니 스스로 물러설 수밖에 없었습니다.
양력대선 :“우린 용을 불러낼 수 없으니 저 중더러 불러내 보게 하십시오.”
오공 :“오광은 어디 있소? 모두 이곳에 참모습을 드러내 주시오.”
용왕들은 오공의 목소리를 듣고 곧 참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네 마리의 용이 구름을 누비며 금란전 위에서 너울거리니, 국왕은 전각에서 향불을 사르고 신하들은 층계아래에 엎드려 절을 하였습니다.
국왕 :“존귀하시니 몸으로 강림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날 따로 제사를 올려 다시 감사의 뜻을 표하겠습니다.”
오공 :“천신들은 일단 돌아가 주시오. 이 나라 천자님께서 날을 가려 따로 감사를 드리겠다고 하오.”



그 길로 용왕들은 남해로 돌아가고 여러 천신들도 각기 하늘로 돌아갔습니다.


 이야말로 광대무변한 참 묘법을 보여 줌이요 지극함으로 참모습을 드러내 방문을 깨뜨림이네.



 다음시간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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