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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라장에서 요괴를 없애니 선심이 안정되다(1)-86화

편집부  |  2019-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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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H] 삼장 일행이 다시 길을 떠나 달포 가량 걸으니 계절이 바뀌어 군데군데 수풀이 우거지고 비 온 뒤 황혼이 깃들 무렵이 되었습니다.


삼장은 고삐를 당겨 말을 멈춰 세웠습니다.


삼장 : “얘, 오공아! 날이 어두워지는데 어디 가서 숙소를 구할 수 있겠느냐?”


오공 : “설령 숙소를 못 구한다 해도 팔계에게 풀을 베어 오게 하고, 오정이 가서 소나무를 몇 그루 꺾어 오면 제가 길에다 초막집을 어렵지 않게 지어드릴 테니 조금도 조급해하시지 마십쇼.”

 
팔계 : “형! 여긴 묵을 만한 곳이 못 돼! 온 산에 사나운 짐승들과 망령들이 득실거려 대낮에도 걷기 힘든데 어찌 이 밤에 맘 놓고 잘 수 있겠어?”


오공 : “내가 큰소릴 치는 게 아니라 손에 이 금고봉만 있으면 하늘이 무너져도 받쳐낼 수 있다는 거라구!”


사제들이 이렇게 말을 주고받고 있는데 눈앞에 무슨 별장 하나가 나타났습니다.


오공 : “스승님! 저 숲속에 인가가 보이니 오늘은 저기로 가서 하룻밤 묵었다가 내일 일찌감치 떠나도록 하지요.”


삼장이 별장 문 앞에 이르러 문을 두드리며 소리쳤습니다.


삼장 : “계십니까? 여보시오! 문 좀 열어주세요!”


잠시 후, 안에서 한 늙은이가 명아주 지팡이를 짚고 어정어정 걸어 나오는데 머리에 검정 수건을 쓴 소복 차림에 짚신을 신은 모습이었습니다.


노인 : “누구신 데 이리 소리를 지르시는 거요?”


삼장은 합장을 하며 허릴 굽혀 인사를 했습니다.


삼장 : “소승은 동녘 땅에서 서천으로 경을 가지러 떠난 사람이온데 마침 날이 저물었기에 하룻밤 묵어가려 찾아왔습니다. ”


노인 : “여보슈. 이곳은 소서천이란 곳인데 대서천은 예서 여간 멀지 않으니 가실 수 없을게요. 게다가 앞으로 갈수록 더욱 가기 힘든 것은 둘째치고 우선 여길 지나가기도 수월치 않을 거요.”


삼장 : “어째서 수월치 않다는 것인지요?”


노인 : “우리 이 마을에서 서쪽으로 30리쯤 더 가게 되면 희시동이란 곳이 있는데 그 산 이름을 칠절이라 하오! 산 둘레가 8백 리나 되는데 온 산이 다 감나무 천지다 보니 지역은 넓고 인구가 적어, 이곳은 예로부터 그 누구도 이곳을 지나가 본적이 없소이다. 해마다 무르익은 감들이 길 위에 떨어져 좁다란 돌길을 온통 메워 놓는다오. 게다가 빗물에 젖고 눈 서리에 범벅이 되어 여름 장마철까지 지나게 되면 길은 온통 오물 천지가 되어 보통 희시동이라 부른다오. 서풍이 불게 되면 악취가 심해 도저히 그 냄새를 맡을 수가 없을 지경이라오.”


그 말을 듣고 난 삼장은 속으로 걱정되어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오공은 참지 못하고 큰 소리로 떠들어댔습니다.


오공 : “아니 이 영감쟁이가 왜 이리 분수없이 노는 게요! 우린 먼길에 하룻밤 묵으러 온 것뿐인데 그런 쓸데없는 소리로 우릴 놀라게 하다니 집이 비좁아 우릴 재울 수 없다면 그만두시구려.”


노인 : “아니 이놈아! 너같이 못생긴 주제에 어디라고 감히 이 늙은이한테 삿대질이냐?”


오공 : “이 오공을 알아보지 못하는 걸 보니 사람을 겉모습과 말투만 보고 판단한다면 애초부터 잘못된 일이란 말이오.”


노인 : “그래 네 이름은 뭐고 무슨 재주라도 있다더냐?”


오공 : “나의 이름은 제천대성 손 오 공이라 하오.”


이름을 말한 오공이 자신의 이력에 대해 주욱 설명해주니 노인은 반색하며 오공을 향해 허리를 굽혔습니다. 그런 다음 삼장 일행을 방으로 안내해 상다리가 부러지게 음식 대접을 하는 것이 아니겠어요?


팔계 : “형! 처음엔 우릴 집안에 들여놓지도 않으려 하더니 이젠 푸짐하게 음식까지 차려주니 이게 무슨 일이야?”


 오공 : “이까짓 음식이 뭐 그리 대수라고 그러니? 두고 봐라. 내일은 오늘보다 더 잘 차려 놓을 것이야.”


오공 : “노인장 성함은 어떻게 쓰십니까?”


노인 : “나는 이가요.”


오공 : “그럼 이곳은 이가 장이겠군요?”


노인 : “아니오. 이곳은 타라장이라 하고 아마 5백여 호는 족히 될 테지만 마을에 다른 성씨는 많아도 이가 성을 가지 사람은 나 하나뿐이오.”


오공 : “그나저나 처음엔 소리치시더니 어째서 이리 음식을 가득 차려주신 것입니까?”


노인 : “방금 스님은 요괴를 잡는 데는 능수능란하다 하지 않았소? 실은 우리 마을에 요괴가 하나 있는데 만일 스님이 우릴 이해 처치해준다면 내 톡톡히 감사를 드리겠소이다.”


오공 : “알겠습니다. 그런 일쯤이야 걱정하지 마십쇼.”


팔계 : “저런! 또 일을 저지르는구나! 요괴를 잡아달라는 말을 듣곤 어찌 저리 좋아하며 대답부터 해 댄담!”


오공 : “팔계야. 모르는 소리 마라. 내 미리 대답한 것은 먼저 흥정을 해놓기 위함이고 그래야 이 집에서 다른 사람을 청하지 않을 게 아니더냐?”


삼장 : “넌 무슨 일이나 제멋대로 우겨대는구나. 그러다 요괴의 신통력이 대단해 잡을 수 없게 되면 출가한 사람으로 거짓말을 한 것이 되지 않겠느냐?”


오공 :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다시 물어볼 테니까요.”


오공 : “헌데, 이보슈 노인장, 이곳은 지세가 평탄하고 인가가 퍽 많아 어찌 요괴가 행패를 부릴 수 있겠습니까?”


노인 : “사실 이곳은 오래도록 평화로웠소. 3년 전 6월경 갑자기 사나운 바람이 한바탕 휘몰아치더니 난데없이 요괴가 나타나 집마다 있는 가축들은 물론 사람까지도 가리지 않고 모조리 삼켜버리더니 걸핏하면 마을에 나타나 산목숨들을 해치고 있다오. 기왕 신통력이 있다 하니 그 요괴를 없애서 마을을 구해준다면 우리가 섭섭지 않게 사례를 하겠소이다.”


오공 : “그건 어렵겠는데요.”


팔계 : “아무렴, 어렵고말고. 우린 행각승이라 하룻밤 묵었다가 내일 길을 떠날 것인데 요괴는 무슨 요괴를 잡는다는 거야!”


노인 : “이런 사기꾼놈들을 봤나. 요괴 잡는데 능수라고 큰소릴 치더니 정작 잡으라니 이젠 뒷걸음치는구나.”


오공 : “그런 게 아니라. 이 마을 사람들이 서로 합심이 안 돼 있으니 좀 어렵겠단 말입니다. 아니 그래 3년이나 행패를 부려왔는데도 다들 손 놓고 있었던 건가 해서 하는 말이지요.”


노인 : “손을 놓고 있었다는 건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우. 마을 사람치고 어느 집에 선들 네댓 냥 돈을 쓰지 않은 집이 있겠소! 그래서 산 남쪽에 가, 재주가 있다는 중을 한 사람 청해다가 요괴를 잡도록 했었지만 결국 요괴를 처치하지 못하고 말았소이다.”


오공 : “그 중은 어떤 방법으로 요괴를 잡으려 합디까?”


노인 : “가사를 두르고 향불을 피워 놓고 손에 방울을 내들고서 먼저 공작경을 읽고 나중에 법화경을 외우는 거였소. 한창 외고 있으니 요괴가 바람과 구름을 일으켜 마을로 찾아와 서로 맞붙어 싸우기 시작했는데 서로 여간 치열하게 싸우는 것이 아니더군. 그러더니 요괴는 싸움에 이겨 자기 소굴로 돌아가 버리고 원체 약골이던 중은 그 길로 죽음을 맞이했더이다.”


오공 : “또 어떤 이를 청해 요괴를 붙잡게 했었나요?”


노인 : “머리에 금관을 쓰고 몸에 법의를 입은 도사가 영패를 울리며 부적과 정화수를 써서 신장들을 내몰아 요괴를 붙잡게 하는 거였소. 결국, 광풍이 불고 검은 구름이 자욱한 가운데 도사와 요괴가 싸우기 시작하더군. 그런데 저녁 무렵이 되자 요괴는 구름 속으로 사라져버리고 날이 밝길 기다려 도사를 찾아보니 냇물 속에 처박힌 상태로 죽어있더란 말이오.”


오공 : “그 또한 잘못되었단 말이로군요.”


노인 : “게다가 돈 얘기라면 좀 한심하게 되었지 뭔가. 수고비는 물론 그 제자들이 부리는 난동 탓에 우린 계속 생돈을 써야만 했으니.”


오공 : “걱정하지 마십쇼. 내가 이제 그 요괴 놈을 없애 드리지요.”


노인 : “하아, 정말 그럴 수 있겠소이까? 그렇담 마을의 몇몇 늙은이들을 청해 계약서를 만들겠소. 만일 장로가 이기게 되면 사례금을 달라는 대로 드리겠지만, 반대로 싸움에서 잘못되는 경우엔 그걸 천명으로 알고 더는 우리에게 그 이상의 부담을 들씌우지 않도록 말요.”


노인은 매우 기뻐하며 즉시 심부름꾼 아이를 시켜 이웃들을 비롯해 형제, 사돈과 친구들 8.9명을 청해 일일이 인사시켰습니다. 삼장과 인사를 나누고 얘기가 요괴를 붙잡는 일에 미치자 누구 하나 기뻐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노인2 : “어느 제자분께서 요괴를 잡으시려고요?”


오공 : “바로 소승이올시다.”


노인2 : “안됩니다. 안돼요! 그 요괴는 신통력이 대단해 체통도 여간 거쿨지지가 않단 말이오. 이리 왜소한 몸으론 요괴의 이빨 새에도 차지 않을겁니다.”


오공 : “사람 볼 줄 모르시는군요. 작은 고추가 맵다는 말도 있잖습니까?”


노인2 : “헌데, 요괴를 잡게 되면 사례금은 얼마나 받으시려오?”


오공 : “사례금이라니요? 우린 음덕을 쌓는 불제자들이라 돈은 절대로 받지 않습니다. 그저 찻물도 좋고 공양 밥도 좋으니 한 끼만 장만해 주시면 만족하겠습니다.”


오공의 말에 마을 노인들은 다 같이 기뻐했습니다.


이렇게 한창 얘기를 주고받고 있는데 밖으로부터 윙윙 바람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노인들은 저마다 벌벌 떨며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과연 오공일행은 요괴를 없애고 타라장의 평안을 가져올 수 있을까요?
 다음 시간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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