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는 2006년부터 농업세를 전격 폐지한다고 선포했다. 중국 언론들은 이번 조치로 2600년 동안 존속되어 온 농업세가 폐지되었다며 중공이 농민들에게 커다란 은혜를 베푼 것처럼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사실 중국 역사에서 황제가 농업세를 포함한 농민들에 대한 각종 세금을 감면하는 일은 아주 보편적으로 존재했다. 전한의 ‘문경지치(文景之治)’나 당대의 ‘정관지치(貞觀之治)’ 등 태평성세 시기의 황제들은 모두 농민들에 대해 이러한 정책을 실시했다.
중국에서 농업세는 역대로 국가의 가장 큰 재정 내원으로 국고 자금의 80%를 차지했다. 중공이 정권을 탈취한 이듬해인 1950년에도 농업세는 국가 재정 수입에서 41%라는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때문에 그 전까지 농업세를 감면시키는 것은 통치자가 백성들에게 주는 가장 큰 혜택 중의 하나였으며 확실히 민생과 사회 안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공업이 주를 이루는 현대사회에서 국가재정 수입 중 농업세가 차지하는 비율은 날로 줄어들고 있다. 2004년 중국 국가재정 수입에서 농업세가 차지하는 비율은 이미 1% 채 못되어 그야말로 새 발의 피에 불과했다. 때문에 이러한 시점에서 실행된 농업세 폐지는 중공이 ‘호적제도’와 ‘합법적인 약탈’ 등 수단을 통해 농민들을 반세기 동안 착취할 대로 착취한 뒤 실행한 상징적인 조치에 불과하며 중국 농민들은 고통의 수렁에서 허우적거리는 운명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못한다.
한편, 농민들에 대한 착취가 주요 재정 수입원이었고 그 돈으로 주색을 즐겼던 농촌 지방 관리들은 농업세 폐지에 우울해 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여전히 농민들의 피를 빨아먹을 수 있는 방법이 많고도 많다. 왜냐하면, 이른바 농업세라는 것은 중국 농민들이 부과하고 있는 수많은 종류의 세금 중의 하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중국 농민들 사이에서는 “첫 번째 세금은 가볍고, 두 번째 세금은 무거우나 세 번째 세금은 밑 빠진 항아리라네”라는 말이 유행되고 있다. 여기서 그들이 말하는 ‘첫 번째 세금’은 중앙 정부가 징수하는 세금을 가리키며, ‘두 번째 세금’은 지방 당국이 징수하는 세금을 가리키며, ‘세 번째 세금’은 지방이나 마을 정부기관이 각종 명목으로 징수하는 잡다한 세금을 가리킨다.
농업세가 폐지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 농민들은 농업세의 감소와 함께 기타 종류의 세금이 오히려 대폭 늘 것을 우려하며 울상을 짓고 있다. 중앙 정부는 민심을 사고 위기에 처한 정권을 만회하기 위해 잠시 목을 죄었던 밧줄을 늦추긴 했지만 오직 이익에만 눈이 새빨개진 지방 당국은 절대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중국 농민들의 해석이다.
중국에서 대부분 인구를 차지하는 농민들은 수입이 가장 적은 계층에 속한다. 현재 대학생 한 명의 일년 학비는 농민 한 명의 35년 동안의 수입과 맞먹는다고 한다. 때문에 농업세 폐지는 자녀교육, 의료, 노후 등 문제에 시달리는 중국 농민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봐도 좋으며 중공이 희망하는 빈부격차 해소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중공 정권으로 놓고 말하면 재정의 1%도 채 되지 않는 농업세로 8억 농민의 민심을 매수하는 것을 그야말로 해볼만한 장사라고 할 수 있다. 어디 그뿐이랴, 중공은 이 기회에 전체 국민과 국제사회에 농업세가 필요 없을 정도로 중국이 부유해졌다는 것을 과시하려 하고 있으며 중국이 현재 ‘문경지치’나 ‘정관지치’ 때와 같은 태평성세라는 것을 설명하고 싶어 하고 있다.
그러나 1%의 재정 수입을 잃은 중공은 이제 더 큰 수입원이 생겼다. 2006년부터 월급이 1600위안을 초과하는 도시 주민들은 반드시 개인소득세를 내야한다는 규정이 발표되었기 때문이다. 중공은 정말 머리를 잘 썼다. 도시 주민들에게서 잘 긁어내기만 하면 거지와 다름없는 농민들에게서 긁어내는 돈보다는 훨씬 더 많을 것이니 아무런 손해도 보지 않으니 말이다. 또한 중앙 정부가 농민을 착취한다는 악명을 지방 정부에 넘겨주게 되었으니 일석이조라고 할 수 있겠다.
글/ 천진쑹(陳勁松, RFA해설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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