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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진 1주년, 눈감지 못하는 희생자들

관리자  |  2009-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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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전 중국청년보 산하 잡지 ‘빙점(氷点)’ 편집국장 리다퉁(李大同)


[SOH] 5.12 쓰촨 대지진이 곧 1주년을 맞이하게 되었다. 언론들은 지진 당시에만 반짝 열기를 보였을 뿐 그 뒤 벌어진 일들에 대해서는 거의 보도를 하지 않았다. 중국인들은 정말 건망증에라도 걸린 것일까? 언론 보도만 본다면 이 같은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


사람들은 결코 잊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는 언론이 보도하지 않거나 보도를 금지하고 있는 일에 팔을 걷고 나선 사람들을 알고 있다. 그들은 지진으로 희생된 학생들의 명단을 조사하고 있다.


이 조사를 제안한 사람은 바로 예술가 아이웨이웨(艾未未)이며 수백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조사에 동참하고 있다. 그렇다, 그들은 대지진의 진상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이미 사망한 이들의 이름을 알아내는 것이 정말 그 처럼 중요한 것일까? 당연히 중요하다. 이름이 있으면 사망자는 피와 살이 있는, 추억할 수 있는 인물로 남아있게 된다. 반면 이름이 없다면 사망자는 추상적인 숫자로 남게 되며 그를 기억할 아무런 단서도 없게 된다.   


영화 ‘남경, 남경’의 감독 루촨(陸川)은 이 영화를 제작하면서 일본군에 의해 희생된 동포들의 모습을 되살리려고 전문가들을 찾아 명단을 요구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그의 그리 어렵지 않은 요구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원자폭탄 피해를 입었던 일본은 10만 명이 넘는 희생자들의 이름을 전부 기록하고 있다. 또 이스라엘 대학살 기념관에는 수 만 명에 이르는 희생자들의 이름이 밝혀져 있는 것은 물론 사진까지 함께 보존되어 있다.


희생자를 존중하는 해외의 사례는 정말 감동적이다. 희생자에 대한 태도는 인류 문명의 발전 정도를 반영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국의 벽에 부딪힌 민간조사


이 같은 의미에서 아이웨이웨이가 벌이고 있는 민간조사는 고상한 행동이라고 볼 수 있다. 그들은 피해지역에 깊이 들어가 200-300명의 희생자 가족들을 만나 지진 당시의 상황을 자세히 조사했다.


그들은 당시 희생자 가족이 어떤 상황이었고 자녀가 사망한 사실을 언제 알았는지, 학교의 구조 활동은 어떠했는지, DNA채취, 시체 처리와 정부의 배상 등 상황을 모두 기록해 두었다.


그러나 이 자료에는 중공 당국의 수많은 문제점들도 함께 기록되게 되었다. 때문에 당국은 이 같이 귀중한 자료를 수집한 사람들을 눈엣가시처럼 생각하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은 피해지역에서 모두 경찰의 추적을 받았으며 조사를 받거나 강제 추방당했다. 그들에게 경찰이 가장 많이 물었던 것은 “무슨 목적으로 왔으며 명단을 수집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당신들의 배후가 누구인가? 누가 당신들에게 돈을 대주는가?”라는 질문이었다. 현지 정부가 자원봉사자들을 가로막도록 지시한 것임이 분명했다.


희생자들의 숫자와 신원을 조사하는 것은 원래 정부의 책임이다. 그러나 현지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보도에 따르면 쓰촨 정부는 관광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수십억 위안을 투자해 지진 유적지 공원을 세운다고 한다.


이미 1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정부는 최소한 지금까지 조사된 희생자 명단이라도 1차적으로 공개해야 도리가 아닌가?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지 않는가? 아이웨이웨이와 자원봉사자들은 정부의 엄격한 단속에도 불구하고 이미 4천 명에 이르는 아이들의 명단을 수집했다. 그러나 현지 정부는 그 명단을 ‘국가기밀’이라며 경계하고 있다.


당국의 이 같은 태도는 정말 황당하지 않을 수 없다. 일반 사람이 봐도 좋은 일을 하는 것이 분명한데 그들은 ‘음모’를 벌이고 있다며 공격하고 있다.


진상은 무엇일까


사실 ‘음모’를 벌이고 있는 것은 바로 정부이다. ‘야오화(耀華)’라는 닉네임을 가진 한 자원봉사자는 1개월 동안의 조사를 진행한 후 “진상을 알게될수록 당국에 실망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가 접한 진상은 지극히 작은 진실의 일부에 불과했지만 여전히 매우 놀라웠다. 그는 “한 할머니는 정부가 구조 물자를 창고에 쌓아둔 채 주민들에게 나눠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상급 지도자들이 조사를 나온다는 말에 관리들은 구조 물자를 숨길 곳이 없자 옷과 쌀을 모두 태워버렸고 그래도 처리하지 못한 것은 땅에 묻어버렸다고 했다. 이 할머니도 당시 구조 물자 소각 작업에 동원됐다”고 말했다.


이와 유사한 일들은 너무나 많다. 한 마을에서는 관리들이 밤 10시에 갑자기 주민들을 불러내 지진피해 보상금을 지급했다. 이튿날 상급 지도자들이 조사 나온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잉슈(映秀)진의 한 농민은 뉴스에서 그들 지역에 오리털 잠바 1만 여 벌이 보내졌다는 보도를 봤지만 자신을 포함한 3천 여 명 주민들은 오리털 잠바 그림자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이재민들이 살고 있는 임시 판자주택에서 뿜어나오는 포르말린 농도가 기준치를 심각하게 초과했다는 사실도 이미 드러났다. 만약 언론 보도가 자유롭다면 지진 피해지역에서 수많은 문제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며, 앞으로 유사한 재난이 발생할 경우 대처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관리들의 눈에 이 같은 문제점들은 모두 ‘국가기밀’로 보일 뿐이다. 1년 전 학교 부실공사 문제를 철저히 조사하겠다던 약속도 지금은 흐지부지해졌고 모두 지진 탓으로 돌리고 있다. 그러나 엄격한 감독 하에 지어진 십여 곳의 ‘희망학교’가 단 한 채도 무너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그들은 잊어서는 안 된다.


또한 수백 억 위안에 이르는 자선기금이 어떻게 이용됐고 얼마나 남았는지는 하늘만이 알 수 있다.


지진 1주년을 앞두고 펑샹(馮翔) 베이촨(北川)현 당 선전부 부부장이 자살했다. 그가 블로그에 남긴 마지막 게시물은 많은 의혹을 낳고 있다. 그는 “나의 존재는 그들에게 공포였으며, 나는 그들의 적이었다. 때문에 내가 사라진다면 그들에게 있어서는 기쁜 소식이 될 것이다”라고 했으며 “나를 핍박하지 말라, 제발, 핍박하지 말라, 제발!”라고 간절히 빌었다. 누가 펑샹의 적이었으며 누가 그를, 왜 핍박했는지 아직 누구도 알지 못한다.


유감스럽게도 지진으로 인해 표출되었던 중국 민중의 선한 마음, 행동은 제도적인 성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10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의 희생조차 중국 사회에 어떠한 변화도 가져다주지 못한 것이다. 이 모든 것은 도대체 누구의 탓일까? 사고해볼 가치가 있는 문제가 아닐 수 없다.


對중국 단파방송 - SOH 희망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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