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 외교를 총괄하는 양제츠 국무위원은 최근, 외교부장 재임 시 직무태만을 인정하고 현직에서 물러날 의향을 나타냈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최근 인사 조정이 잇따라, 장쩌민 세력이 강했던 외교부에서도 현 정권에 의한 장파 와해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홍콩 잡지 ‘쟁명’ 1월호에 따르면, 양씨는 공산당 지도부에게 외교부장 재임 시 외교부 내 부패를 방임해 그로 인한 규율위반 사건이 다발했던 것을 반성하고, 현재의 국무위원직 사임의사를 나타냈습니다.
양 위원 외에도 올해 들어 왕차오(王超) 상무 부부장이 외교 부부장으로 전임됐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지금까지 부장직과 부부장직에는 외교분야 출신 간부만 등용했기 때문에 이번 인사는 극히 이례적입니다. 이 인사에 대해 홍콩신문 ‘태양보(太陽報)’는 겉으로는 대외무역을 중시한 인사지만, 실제는 현 정권에 의한 대규모 인사조정의 시작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프랑스 RFI 라디오 방송은 27일, 장쩌민 전 주석은 중국 외교 인사를 쥐고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양 위원을 포함해 첸치천(錢其琛), 탕자쉬안(唐家璇), 리자오싱(李肇星) 등 역대 외교부장은 모두 장쩌민 일파였습니다. 장파 세력이 약화된 지금 중국 외교부에서도 현 정권에 의한 공세가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리커창 총리도 최근 외교부 회의에서 외교부 간부의 자질을 문제삼고, “외교기관의 조건과 시설, 보장은 세계에서도 우수하지만, 정치성, 전문성, 교양 자질에 문제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총리 발언의 배경에는 수백명의 외교부 전 간부들이 2.6억위안(약 460억원)에 달하는 투자 사기에 휘말린 사건이 있습니다. 2.6억위안 가운데, 1.5억위안(약 265억원)은 전 간부들이 출자한 것이었습니다. 투자를 제의한 신루위안(新绿源)사는 퇴직한 외교부 전 고관을 고문으로 초빙해 커미션과 분배금을 미끼로 차례차례로 외교부 간부들을 끌어들였습니다.
이 사건에 대해 정권은 2012년 신루위안사 대표를 체포해 더 심각한 상황을 막았으나, 이번에야 중국 언론이 이 사건을 보도한 것은 이 사건을 통해 현 정권이 외교부에서 지반을 다지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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