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서울 홍익대학교 앞 ‘레논벽(lennon wall)’에 게시된 홍콩 시위 응원 문구들이 중국인에 의해 훼손된 것으로 알려져, 민주적 자유 의견에 대한 공산당식 강요를 해외에서도 서슴없이 표출하는 중국인들의 행태가 드러났다.
레논벽은 체코가 공산국가였던 시절 체코 시민들이 평화와 자유를 염원하며 만들었던 ‘존레논벽’을 본뜬 것으로, ‘홍콩의 자유를 지지한다’는 메모들이 전세계 곳곳의 벽에 장식되고 있다.
5일 한겨레 신문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계속되는 홍콩의 민주화 시위와 관련해 레논벽에는 ‘광복홍콩, 시대학명(시대혁명)’ 등의 지지 구호가 게시됐지만, 최근 일부 중국인들이 이를 훼손하고 대신 홍콩 경찰을 응원하는 ‘홍콩은 중국 땅’, ‘경찰 파이팅’ 등의 구호가 어설픈 한국어로 나붙었다.
이날 현장을 취재한 기자는 “레논벽에는 최근까지 홍콩의 자유를 응원하는 메모 등으로 가득했지만 현재는 모두 뜯겨나간 상태”라고 말했다.
친중 세력이 붙인 메모 중에는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홍콩에 대한 입장을 밝힌 “중국의 어느 지역에서든 어떤 사람들이 분열을 기도하더라도 몸이 가루가 돼 죽는 결과밖에 없을 것”이라며, 어떤 경우에도 국가 분열 시도를 용납지 않겠다고 주장한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인 유학생이라고 밝힌 여성은 레논벽을 통한 홍콩 지지 입장에 대해 “한국인들은 홍콩인 말만 듣고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모르는 것 같다”고 불만을 비쳤다.
현재 홍콩 시위와 관련해 한국을 포함한 각국에서는 홍콩 시위 상황을 알리고 이에 대한 지지를 요구하는 홍콩인들과 이를 저지하려는 친중 세력 간의 충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홍콩 연대집회가 일부 중국인들의 방해를 받은 일도 있다.
지난 2일 홍대입구역 근처에서 ‘홍콩 민주화 지지 모임’ 주최로 열린 ‘홍콩 시민을 위한 연대집회’에서는 중국인 20~30명이 휴대전화 화면에 오성홍기를 띄운 채 시위대를 에워싸고 언성을 높였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법으로 보장된 집회·시위를 방해하면 처벌받을 수 있다”고 안내한 뒤에야 갈등은 잦아들었다.
지난달엔 연세대 학생들이 교내에 내건 홍콩시위 지지 현수막이 잇따라 ‘의문의 철거’를 당하기도 했다.
‘홍콩을 지지하는 연세대학교 한국인 대학생들’이 지난달 24일 저녁 신촌캠퍼스에 ‘Liberate Hong Kong’(홍콩을 해방하라), ‘Free Hong Kong, revolution of our times’(광복홍콩 시대혁명)이라는 문구를 적은 펼침막을 내걸었는데 다음날인 25일 모두 철거된 것이다.
학생들은 지난 4일 같은 내용의 현수막을 다시 교내에 내걸었지만 이 또한 하루도 채 안돼 사라진 것으로 전해졌다.
디지털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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