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환월신경(상)편에서 패악무도한 저천비(儲天飛)는 환월신경(幻月神鏡)을 빼앗기 위해 상(尙)선비와 형제들을 죽인다. 경정산(敬亭山)에서 무술수련을 하던 단홍연(段红烟)은 집에 돌아와 참혹한 광경을 마주하고 통곡하며 양부와 형제들에게 원수를 갚겠다고 맹세한다. 무고하게 죽임을 당한 부친을 안장한 후 단홍연은 검을 차고 조용히 파장촌(巴掌村)을 떠난다.
며칠 후 단홍연은 저천비의 머리를 가지고 안휘성(安徽城) 남쪽 선성(宣城)에 도착해 전 성을 들끓게 했다. 하지만 아무도 그녀가 어떻게 원수를 갚았는지 알지 못했다. 선성의 현령은 단홍연이 혼자서 전 도시에 지명수배를 당한 흉악한 살인범을 제거한 것을 보고 매우 놀랍고 감동해 조정에 보고해 단홍연의 용감함을 표창하도록 요청했다.
한 달 뒤 성지가 내려져 단홍연은 천하제일협녀(天下第一俠女)라는 호칭을 받았다. 동시에 선성의 현령은 단홍연을 위해 관청에서 주연을 베풀었다. 단홍연은 본래 술을 마실 생각이 없었지만 현령이 재삼 권하자 억지로 술 한 모금을 마셨다. 그러나 그녀는 술을 마시자마자 하늘과 땅이 뒤집히고 눈이 감기며 인사불성이 되어 땅에 쓰러졌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단홍연은 깨어난 후 자신이 낯선 곳에 누워있음을 알았다. 그곳은 큰 객실 같았는데 주위에 칼을 찬 호위병들이 지키고 있었다. 그리고 매우 마르고 못생긴 반백의 노인이 정 중앙의 긴 나무의자에 앉아 환월경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원래 투명하게 빛났던 환월경은 이 노인의 손에서 검은 보라빛으로 변해 아무런 광택도 없었다.
"단홍연, 참 한참 만에 깨어나는구나" 그 노인은 단홍연이 깨어난 것을 보고 갑자기 콧수염이 움직이도록 섬뜩하게 웃으며 말했다.
“한번 자면 5-6일이니 너희 선성 현령의 몽한약(夢汗藥, 마취제)도 정말 대단하구나."
단홍연은 이 소리를 듣고 대경실색하여 물었다.
“너는 누구냐? 또 이곳은 어디냐? 너는 언제 내 환월경을 가져갔느냐? 빨리 내게 돌려줘!"
"하하, 내가 누군지 알고 싶으냐?" 노인은 말했다. "나는 바로 그 해의 소주지부(蘇州知府) 금수리(金守利)다. 그때 네가 이 옥편을 가져가는 바람에 매우 많은 고심을 했는데, 네가 이렇게 다듬어서 환월경이란 절세보옥으로 만들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하지만 왜 이 거울이 내 손에서 색이 변했는지 말해봐라."
원래 단홍연이 다듬던 환월신경의 옥석은 천령옥(天靈玉)으로 불렸다. 이 옥은 신비로운 힘을 지니고 있다고 전해지는데, 그녀의 부친 단천예(段天譽)가 고려(高麗)에 갔을 때 한 친구가 그에게 준 것이다.
이 일을 어떻게 금수리가 알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이 옥을 갖기 위해 단가(段家)에 사람을 보내 빚을 독촉했지만 단천예는 전혀 그에게 빚을 진 것이 없었다. 때문에 그는 매우 화가 나, 단씨 일가를 반역죄로 모함하여 조정에 상소를 올려 멸문에 이르게 했다. 하지만 그가 단씨 일가를 죽였지만 천령옥은 찾을 수 없었다. 후에 그가 연줄로 경성의 대관이 된지 얼마 되지 않아 선성 현령이 조정에 단홍연의 표창을 추천한 것을 알았다. 뒷조사를 통해 이 단홍연이 바로 단천예의 여식이며 그녀가 이미 천령옥을 다듬어 신기한 환월경으로 만들었다는 것을 알았다. 이 환월경을 빼앗기 위해 그는 몰래 현령에게 연회를 베풀어 단홍연의 공을 축하해주고 몽한약이 든 술을 그녀에게 먹인 뒤 경성으로 보내라고 명령했다.
사건의 진상이 낱낱이 밝혀지자, 옛 원한이 단홍연의 마음에 사무쳤다. 원수를 대면해 그녀는 진정하려 노력하며 말했다. "당신이 바로 금대인이었군요! 왜 이 환월경의 색이 변한 줄 아십니까? 바로 당신의 심장이 너무 검기 때문입니다!"
"허튼소리, 오늘 안으로 하얗고 투명하게 변하지 않으면 즉시 너를 죽여버리겠다!"
단홍연은 두려운척 하며 말했다. "대인, 환월경을 제게 주신다면 제가 직접 원래의 색으로 변하게 하는 방법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금수리는 몇몇 호위무사들을 시켜 그녀를 둘러싸게 한 다음 환월경을 넘겨주었다.
신기하게도 환월경은 단홍연의 손안에서 순식간에 투명한 수정처럼 변했다. 그녀가 입김을 불어 거울면을 닦자마자 즉시 투명한 빛이 반사되어 온 객실은 물과 같은 달빛으로 덮였다. 환월경은 점점 커졌고 단홍연은 몸을 돌려 갑자기 거울 안으로 뛰어 들어 갔다. 금수리는 그 장면을 보고 더 생각하지 않고 거울 속으로 들어가 그녀를 쫓아갔다. 갑자기 방안은 암흑으로 변했고 단홍연과 금수리는 거울과 함께 자취를 감추었다.
약 반달 후, 경성과 몇 십리 떨어진 절벽 근처에서 금수리의 시체가 발견됐다. 하지만 어떻게 된 영문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의 시체는 나뭇가지에 걸려있어 마치 자결한 것 같았다.
이때부터 단홍연과 환월경의 행방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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